새누리 여성 의원들, 지도부의 '성폭력 미온 대처'에 뿔났다

2015-08-07     곽상아 기자

심학봉 의원의 성추문 사태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 모임인 ‘새누리 20‘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학봉 의원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정림, 이자스민, 황인자, 민현주 의원.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이 같은 당 출신인 심학봉 의원의 성추문과 관련해 공개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1일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뒤 6일만이다. 그 사이 심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했고(3일),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들은 “심 의원은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도 지난 6일 성명을 내어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 △의원직 제명까지 배제하지 않는 징계를 주도할 것 등을 촉구했다.

‘심학봉 사태’에 대해 들끓은 당내 의원들의 분위기와 달리, 새누리당 지도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당 여성 의원들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이 수사하고 있지 않느냐”며 “검찰 수사를 보고. 이건 오래 끌 일이 아니기 때문에…”라고만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아침소리’의 성명에 대해서도 “개혁 성향이 강한 의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심 의원이 탈당한 만큼, 새누리당과 연결짓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지난 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심학봉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해놓고, 회의 직후 기자들이 “성폭행 사실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도덕적 책임은 져야 되지 않겠나”라고 묻자 “어떤 게 드러났어요? 아직 안 드러났잖아요”라고 옹호하듯 말해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