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살얼음판' 분위기 연출된 박근혜-문재인 회동

2015-03-17     허완

회담 모두에서 박 대통령이 문 대표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중동 순방 성과 설명과 함께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지만, 문 대표가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작심한 듯 날선 비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통 논란' 불식과 함께 자신이 구상하는 경제활성화와 각종 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 여의도 정치권, 특히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박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위해 경제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공을 들이는 문 대표가 회동에서 원만하게 대화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문 대표가 초반부터 박 대통령에 대해 '선제 공격'을 가하면서 회담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박 대통령은 접견실에 먼저 들어와 차례로 입장하는 문 대표와 김 대표를 악수로 맞이했고, 이어 함께 3인이 나란히 선 채로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문 대표에게 "취임하신 후 정식으로 뵙는게 처음이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넨 뒤 "여야 대표를 한 자리에 모셔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 자리는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 드리고, 국회에 여러가지 협조를 구하고 두 분의 말씀을 듣고자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요청에 이어 문 대표는 "순방 중 청해부대를 방문하셨는데 장병들을 격려하고 껴안으시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중동 순방이 아주 성과가 많았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저희 야당도 협조할게 있으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문 대표는 이어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은 파기됐다", "근본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가난한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을 털어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는 빈말이 됐다" 등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문 대표의 얼굴을 쳐다보며 발언을 듣던 박 대통령은 "실패", "파기" 등의 단어가 나오자 고개를 숙이고 메모를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늘 대통령님과 문 대표, 그리고 저와의 회동에 국민께서 굉장히 큰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며 "문 대표는 그동안 민정수석, 비서실장 등 4여년간 여기(청와대)에 계셨는데 그때 국정에 대해 아주 폭넓고 깊은 경험을 하셨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하시다가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한다는 생각으로 협조하면 다 풀리리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 회동이 서로를 잘 이해하는 좋은 만남이 돼서 상생 정치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의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