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에 늘어나는 '자발적 월세'

2015-03-18     김병철
ⓒGetty Images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매매가를 위협하는 수준이 되자 2년 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서다.

연초부터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주택 임대시장에 '자발적 월세'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아이파크 113㎡짜리 한 아파트는 지난달 보증금 4억3천만원, 월세 50만원에 임대계약이 체결됐다.

이 세입자가 보증부 월세를 택한 이유는 '리스크 관리'였다.

양 대표는 "최근 전세가율이 82∼83%까지 오르자 2년 뒤 전셋값이 떨어지거나 집값이 내리면 과거처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며 걱정을 했다"며 "보통의 세입자들은 대부분 전세를 선호하고, 부족한 보증금은 월세로 주는 대신 연 2∼3% 이자의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올려주는 게 일반적인데 다소 의외였다"고 말했다.

성북구 종암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다보니 세입자들이 전세계약을 하면서도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며 "아직은 전세 선호가 강하지만 일부 세입자는 전세금을 올려줄 능력이 되는데도 인상분을 월세로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박사 박준 대표는 "과거에는 공동거래중개망에 전세물건을 올려놓으면 A중개업소가 집주인을, B업소는 세입자를 맞춰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금은 전세물건을 중개망에 올리지도 않는다"며 "전세물건 자체가 귀한데다 개별 업소의 대기 수요만으로도 충당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일 '넥타이 부대'들의 전세 구하기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전셋집을 미리 구하러 다니는 '입도선매' 시기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10월에 전세계약이 끝나는 한 세입자가 지금부터 전세를 알아보고 다닌다고 해서 놀랐다"며 "전세가율이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월세 시장에 종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들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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