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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온라인 개학'하면 어떤 모습일까?

원격 수업 시범 학교들은 30일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 박수진
  • 입력 2020.03.31 11:33
  • 수정 2020.03.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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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Maskot via Getty Images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4월 9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등교 개학‘이 아닌, ‘온라인 개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간 수업 일수와 입시일정을 고려할 때 이들의 학습권을 포기하고 무작정 개학을 연기하긴 쉽지 않다. 대안으로 온라인 형태의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 31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중 정세균 국무총리

그런데 이미 30일부터 일부 대학이나 병원학교, 방송통신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개학’을 한 일반 초·중·고교들도 있다. 원격수업, 즉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강의 시범운영 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이다.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용 영상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2020.3.30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용 영상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2020.3.30 ⓒ한겨레

“여러분, 집에서 잠옷 입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카메라에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해주세요.”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에서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 접속한 조현서 교사(역사과)가 모니터를 보며 말하자, 화면 속에서 학생들의 얼굴이 하나둘 나타났다. 이날 수업 주제는 여성 차별 이슈를 다루는 ‘민주시민교육’으로, 쌍방향 화상수업 방식으로 이뤄졌다.

45분간 열린 쌍방향 화상수업에는 3학년 학생 180여명 가운데 희망자 100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마이크를 끈 상태에서 주로 댓글창에 의견을 남겼고, 절반가량은 웹캠을 켜지 않은 채 수업을 들었다.

최경호 교사(체육과)가 함께 수업을 진행했는데도 할 일이 많았다. 한명이 영상자료를 틀면, 다른 한명은 댓글창을 살피며 소통하는 일을 맡았다.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은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다. 교사들은 수업자료로 준비한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했지만, 재생시킬 때쯤 “선생님, 안 들려요” 댓글이 달렸다. 최 교사는 영상을 다시 준비하느라, 조 교사는 “영상이 끊길 경우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을 공지하느라 분주했다. - 3월30일, 한겨레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영풍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2020.3.30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영풍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2020.3.30 ⓒ뉴스1

학업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는 등교 출석이 시작된 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부모 등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있는 ‘과제형’이 아닌 수행평가는 온라인 수업 중에 하는 것이 허용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온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컴퓨터 등 스마트 기기(학생) 확보와 실시간 회의에 필요한 무선 인터넷망(교사) 확충 문제를 당장 열흘 안에 해결하기란 어렵다. 일각에서는 교육부 권장 화상회의 플랫폼 중 하나인 줌이 보안 면에서 취약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구글 행아웃, MS팀즈, 줌(ZOOM) 시스코 Webex, 네이버 라인 웍스, 구루미 등의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다.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조현서(왼쪽), 최경호 교사가 쌍방향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3.30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조현서(왼쪽), 최경호 교사가 쌍방향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3.30 ⓒ한겨레

(휘봉고의) 조 교사는 “한국이 아이티 강국이라지만, 무선인터넷 시설이 없는 학교가 많고, 교육당국이 (수업에 필요한) 특정 프로그램 활용을 차단한 경우도 있다. 원격수업을 위해서는 이런 체계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 3월30일, 한겨레

다음달 9일 개학하더라도 많은 학교들이 화상회의 방식의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녹화된 동영상이나 자료를 활용하는 ‘단방향’ 수업을 병행 혹은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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