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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화가가 생동감으로 넘치는 풍만한 누드를 묘사했다

  • 김태성
  • 입력 2017.11.15 05:21
  • 수정 2017.11.15 05:22

남성 화가가 그린 여성 누드. 그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화가의 관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에선 그 주인공이 사람의 시선을 피하는 듯 눈을 옆으로 살짝 내리깔고 있다. 반대로 마네의 '올림피아'는 관람객이 자기를 쳐다보듯이 자기도 상대방을 빤히 쳐다볼 수 있다는 듯한 도전적인 시선이다.

나이지리아 화가 우트만 와합의 누드는 보는 사람과 눈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머리가 쪼그라들어 있다. 왜냐면 와합에게는 얼굴이 아니라 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통하고 풍만한, 남의 눈치를 상관하지 않는 그런 여성의 몸 말이다.

와합은 나이지리아 일로린에서 1983년에 태어났다. 일로린의 문화에선 크고 건장한 신체를 부와 건강과 풍족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높이 여겼다. 와합의 뉴욕 전시회를 준비한 큐레이터 자스민 와히는 "결혼식을 앞둔 신부는 최대로 많이 먹었다. 그게 전통이었다."라고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몸무게를 늘리는 건 자기를 호사하는 방법 중의 하나였다. 몸의 크기로 사회적 위치가 평가됐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같은 서양의 영향에 의해 나이지리아인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날씬함에 대한 서양인의 집착이 나이지리아에도 퍼진 것이다.

와합의 누드는 다양한 포즈로 묘사된다. 주인공은 옷을 완전히 벗었거나 벗는 과정에서 TV를 보고, 아이폰을 만지작거리고, 차를 마시고, 간식을 먹는다. 누드는 자기 몸에 매우 만족한 자세로 세상을 향해 있다. 이에 대한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작품들에서 풍기는 평온을 개으름으로 착각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그린 작품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화가는 이전에 사귀던 한 여성으로부터 이번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자신감이 매우 낮은, 바깥세상으로부터 닫힌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기 몸매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회와 벽을 쌓게 됐다고 화가에게 시인했다. 그녀를 기억한 화가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은, '다른 신체'에 대한 오명을 벗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준비했다."

이번 작품의 영감이 된 여성은 와합이 결혼하기 훨씬 전에 사귀던 사람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화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를 것이다. 사실 와합의 작품은 그녀를 직접 그린 게 아닌, 풍부한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허벅지, 종아리. 몸의 모든 곳이 과장된 풍성함과 생동감으로 넘치는 누드를 묘사했다(아래 슬라이드는 옆으로 밀면 된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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