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앱을 통해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 검거에 결정적 기여를 한 택시기사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유정 검거에 기여한 택시기사 A씨에게 감사장과 소정의 선물, 신고 포상금을 전달했다. A씨는 정유정이 지난달 26일 피해자를 살해한 후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낙동강변으로 이동하면서 탔던 택시의 기사다.
당시 A씨는 정유정이 혼자 여행을 가는 것으로 생각, 목적지에 도착해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꺼내줬다. 그러나 A씨는 이 과정에서 본인 손에 혈흔이 묻은 것을 확인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겨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를 통해 경찰은 정유정을 조기에 검거할 수 있었다.
특히 정유정이 범행을 석 달 전부터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A씨의 빠른 제보가 없었다면 연쇄살인으로 발전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온 상황이다.
당초 경찰은 표창장 전달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가 해당 사건 이후 정신적인 충격으로 일을 중단하고 외부와 연락도 단절하는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어 표창장 전달식은 생략됐다.
반면 검거 후 현재 유치장에 있는 정유정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A씨와 달리, 식사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잠도 잘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가 더 필요한 경우 구속 기한을 한차례 더 연장하며, 범행 동기를 입증한 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