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서 등교하던 학생이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이는 기막힌 사고가 발생했다. 트럭에 치인 학생은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던 중 이틀 만에 숨졌다. 

7일 서울 종암경찰서와 동덕여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8시50분께 수업을 들으러 가던 학생 A(21)씨가 교내 언덕길에서 내려오던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였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고, 7일 오후 7시20분께 사망했다. 

경찰은 학교 미화원인 80대 남성 B씨가 몰던 1톤(t) 트럭이 언덕 꼭대기에 있는 쓰레기 처리장에서 일을 마친 뒤, 언덕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A씨를 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은 위험성이 큰 언덕길임에도 인도와 차도가 구분돼 있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안전 관련 민원’이 꾸준히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학생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가 난 장소에 대해 “오르막을 오르면서 매번 위험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쓰레기도 길가에 좀 나와 있는 경우가 있어서 트럭도 자주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B씨는 음주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했으나 A씨가 사망함에 따라 치사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며,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동덕여대 측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명애 총장은 “다른 장소도 아닌 대학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참담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기간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본관 앞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내시설을 긴급 점검하고, 안전한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학교 측은 입장문에서 조차 고인의 사망 시간을 오후가 아닌 ‘오전’으로 잘못 표기한 상태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