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가 무차별 폭행을 가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가해 남성에 대해 “구치소에서 내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달달 외우고 있다더라”며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6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A씨가 출연했다. 이날 A씨는 가해자가 구치소 동기에게 ‘출소하면 찾아가서 보복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진짜 숨이 막혔다”고 밝혔다. 

A씨는 “동기가 없는 저를 이렇게 죽일 듯이 팼는데, 만약에 제가 이렇게 동기를 준 사람이면 얼마나 더 잔인하게 보복을 할까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며 “가해자의 구치소 동기한테 확인 차 연락을 했다. 그런데 가해자는 제가 사건 이후에 이사 간 주소를 알고 있었다. 구치소 동기가 ‘이런 아파트 이름을 들었는데 거기 사냐?’ 이렇게 묻더라”고 털어놨다. 

그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는 A씨는 “가해자가 계속 ‘탈옥해서 배로 때려죽일 거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섬뜩했다”며 “지금 가해자는 부산구치소에 있는데 제가 가까이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가해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해 “민사소송 도중 정보를 취득한 것 같다”며 “그래서 제 주민등록번호나 모든 걸 지금 달달 외우고 있다고 하더라. 진짜 나중에 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어떻게 올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A씨는 성범죄 피해 사실이 드러났을 당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가해자에게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적용, 징역 35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가해자는 성범죄 혐의에 대해 “A씨의 상의를 올리거나 청바지를 벗긴 사실은 없다. 바지 단추를 풀거나 손을 집어넣은 적도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는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 살인미수로 바뀌었을 때, 친한 사람들한테 대학에 수시 입학한 것처럼 너무 기쁘다고 방방 뛰고 너무 신나 있었다. 그러다가 이질감이 느껴진 건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다. 많이 알려진 사건인데 어떻게 보면 내가 직접 성범죄 피해자라는 걸 이야기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으니까. 이게 참 기쁘면서도 눈물이 났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다시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밝힌 A씨는 “저 좀 살려주셨으면 좋겠다. 이 사건 자체가 그냥 살인 미수가 아니라, 어쩌다가 살인이 미수에 그친 것”이라며 “입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것 때문에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제 상세 주소를 알 만큼 ‘보복하겠다. 탈옥 하겠다, 배로 나가서 때려죽이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이 사람을 풀어준다면 저는 예견된 현실을 받아들여야 되나 너무 불안하다”고 전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