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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262명 숨져, 러 올림픽 참가 안 돼"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이 2024 파리 올림픽에 밝힌 입장(ft. 보이콧)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 겸 올림픽위원회 웨원장 바딤 구체이트장관의 인터뷰.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이 24일(한국시각) 화상회의를 통해  등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화면 갈무리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이 24일(한국시각) 화상회의를 통해 등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화면 갈무리

러시아 선수들은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9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한다. 현재로선 복귀가 유력하다.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은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한다”라며 이들이 중립 선수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 겸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24일 공동 인터뷰에서 “아이오시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올림픽 보이콧도 고려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번 인터뷰는 서면으로 미리 전달한 질문을 바탕으로 구체이트 장관이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이 추가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했다. 국내 언론 가운데는 <한겨레>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우리 국민은 여전히 살해당하고 있다”

구체이트 장관은 명분을 문제 삼았다. 아이오시는 지난해 2월28일 각 종목연맹에 러시아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를 권고했다. △올림픽 헌장 위반 △우크라이나와 형평성 문제가 이유였다. 구체이트 장관은 “러시아는 올림픽 헌장을 세 차례 위반하고 전쟁을 일으킨 나라”라며 “지금도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영토를 침공하고 있다.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08년(조지아), 2014년(크림반도), 2022년(우크라이나) 올림픽 개·폐막식을 전후로 전쟁을 일으켰다.

그는 형평성 문제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이트 장관은 “우리는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다. 반면 러시아인들은 훈련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밤에 잠을 자지만, 우리는 밤에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3000명 넘는 운동선수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가 있고, 이미 262명이 사망했다”라며 “미사일이 머리 위에 날아다니고 아이들이 도시에서 죽임을 당하는 땅에서 정상적인 훈련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오른쪽 넷째)과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왼쪽 일곱째)을 비롯해 스위스에 사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지난해 4월 스위스 에글르에 있는 세계사이클센터에서 만나 간담회를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제공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오른쪽 넷째)과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왼쪽 일곱째)을 비롯해 스위스에 사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지난해 4월 스위스 에글르에 있는 세계사이클센터에서 만나 간담회를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제공

 

■“러시아 선수들, 군대와 밀접한 관계”

구체이트 장관은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 원칙을 부정하진 않았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이 군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 선수 가운데 70~80%가 군대에서 임금을 받는 등 군에 속해있다”라며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에게 전쟁 참여가 ‘커다란 영광’이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보이콧도 고려하고 있다. 구체이트 장관은 “최후 수단”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파리올림픽을 보이콧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6월 몽골에서 열린 유도 파리올림픽 예선 때 “현역 러시아 군인 11명을 포함해 러시아 선수 22명이 참가했다”는 이유로 대회를 보이콧했다.

현재 러시아의 스포츠계 복귀 문제는 찬반이 강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국제펜싱연맹(FIE)은 제재 해제로 방향을 잡았지만, 세계육상연맹(WA)은 제재 유지를 결정하는 등 종목별로도 입장이 갈린다. 1년 전 각 종목연맹이 러시아 출전 금지를 잇달아 결정할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구체이트 장관은 “펜싱연맹은 러시아 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육상연맹은 그렇지 않다”라며 결국 돈이 핵심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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