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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연 양자경의 어머니가 정작 딸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의외의 이유

제80회 골든글로브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

ⓒdior, A24
ⓒdior, A24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22년 가장 화제를 많이 모은 작품 중 하나였다. 양자경은 이 영화의 주인공 '에블린' 역으로 제80회 골든글로브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정작 양자경의 어머니는 이 영화를 보고 내내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고. 그 이유는 극 중 양자경이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라는 것이었다. 양자경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로 세탁소를 운영하며 남편과 함께 딸을 키우는 '에블린' 역을 맡았다. 극 중 그는 수수한 옷을 입고 흰머리를 숨기지 않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 역 양자경  ⓒA2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 역 양자경  ⓒA24

양자경은 "만약 에블린이 차이나타운을 지나가도 아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W매거진을 통해 말했다. "에블린은 투명 인간처럼 보이지만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일하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보여주기 위해 흰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 가발을 쓰고 실용적인 옷을 입고 평소와 다른 자세를 취했다. 에블린은 운동할 시간이 없는 여성이다. 무뚝뚝해 보여야 했다."

하지만 모든 엄마의 마음이 그렇듯 양자경의 어머니는 딸이 좀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그려지길 바란 것이다. "캐릭터 표현을 위한 일이었지만 정작 엄마는 내 모습을 보고 좀 화나고 실망한 듯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 역 양자경  ⓒA2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 역 양자경  ⓒA24

사실 양자경이 영화를 엄마에게 보여주길 걱정한 건 다른 이유에서였다. 연예 매체 EW에 따르면 양자경은 "섹스토이가 공중에 날아다니는 장면이 나오는 데 그걸 엄마가 보고 한 소리 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엄마가 놓친 듯하다. 대신, '너 왜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니?'라고 불평했다." 

"너무나 우리 엄마다운 잔소리다. 엄마는 내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무비스타처럼 멋지게 나오길 바랄 뿐이다."

양자경 ⓒ게티이미지
양자경 ⓒ게티이미지

이번 영화를 통해 양자경은 할리우드 영화의 첫 주연을 맡았다. 골든글로브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그 자리에서 양자경은 "에블린은 어느 유니버스에 있더라도 가족과 사랑을 위해 싸우고 또 싸울 것이다. 이 여성을 연기하는 건 선물이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환갑을 맞이한 이후 양자경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에도 일침을 날렸다. "배우가 나이가 들수록 할리우드는 당신의 능력으로 당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 당신을 규정하고 본다."

양자경 ⓒCourtesy of Dior
양자경 ⓒCourtesy of Dior

"이미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인식처럼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하거나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더 멋진 역을 얼마든지 잘 해 낼 수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5~60대에도 히어로로 출연할 기회를 줬다."​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매우 평범한 여성에게 발언권을 줬다는 것이었다. 이전까지 나이 든 이민자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공개 이후 많은 아시아인들이 내게 '이 역을 맡아줘서 고맙다. 우리에게 힘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 수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우리는 투명 인간이 아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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