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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와 부부 연기" 김서형이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서 시한부 선고받은 아내 연기한다

장르는 휴먼 그리고 요리!

김서형. ⓒ김서형 인스타그램
김서형. ⓒ김서형 인스타그램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서 부부로 만난 김서형과 한석규. ⓒ왓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서 부부로 만난 김서형과 한석규. ⓒ왓챠

"카리스마" 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바로 김서형이다. 다들 기억할 것이다. "감수하시겠습니까?" 한 마디가 전국에 일으킨 폭풍을. 데뷔 이래 <아내의 유혹>, <기황후>, <SKY 캐슬>, <악녀> 등의 작품에서 소위 말하는 '센' 역할로 화제를 일으킨 김서형. 그런 그가 새롭게 선보일 드라마 장르는 휴먼, 드라마 그리고 요리다. 12월 1일 공개되는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서 김서형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다정' 역으로 분해 한석규와 부부 연기를 선보인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암에 걸린 아내를 위해 남편이 요리를 시작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내용이다. 김서형이 의외라고? 천만의 말씀. '센' 역할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그 의외의 면이, 의외로 꽤 많다.

 

<봄>, 조각가의 아내 '정숙'

조각가의 아내 '정숙'. ⓒ스튜디오후크
조각가의 아내 '정숙'. ⓒ스튜디오후크
바느질하는 '정숙'. ⓒ스튜디오후크
바느질하는 '정숙'. ⓒ스튜디오후크

<봄>은 예술가 영화다. 주인공이 조각가 '준구'(박용우)이기 때문이다. 준구는 몸이 마비되는 병에 걸렸다. 떠밀리듯 고향으로 돌아온 뒤로는 하루하루 시간만 죽일 따름이다. 그런 조각가의 아내 '정숙'을 김서형이 연기했다. '준구'(박용우)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정숙. 정숙은 남편의 재활을 위해 새로운 누드모델을 찾아 데려온다. 준구는 모델로 온 '민경'(이유영)을 말미암아 다시 창작을 시작하며 셋은 서로를 의지하며 긴 겨울, 변화를 맞이한다. 예술가와 누드모델이라는 소재에서 뻔하게 연상되는 키워드 '불륜'은 <봄>에 없다.

김서형에게 <봄>은 "걷어낸 영화"다. '덜어낸 영화'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격 사건보다는 보성의 강골마을을 배경 삼아 이미지 위주로 흘러가는 영화다. 누군가에겐 담백할 수도 누군가에겐 밋밋할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김서형은 "많은 걸 눈과 귀에 담는데, 이게 예쁜지 아름다운 건지 모를 정도로 편안했다"며 "(영화를 찍는 게) 치유되는 시간"이었다고 작품을 회상했다.

 

<소설, 영화와 만나다>, 연기학원 실장 '미정'

시계를 보면..? ⓒ전주국제영화제
시계를 보면..? ⓒ전주국제영화제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비상구>, <THE BODY> 그리고 <번개와 춤을>의 세 편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김서형이 출연한 작품은 <번개와 춤을>(원작 피뢰침)이다. <번개와 춤을>은 독특한 설정 일색이다. 일단 주인공인 '미정'(김서형)부터가 그렇다. 그의 직업은 연기학원 실장으로 다소 평범하지만 그에게는 말 못 할 고민이 있었다. 어린시절 번개를 맞은 이후로 시계만 보면 요의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독특한데 그런 미정이 찾아가는 곳은 병원이 아니라 무려 '번개 맞은 사람들 모임'이다. 모임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떨어지는 번개가 과연 미정의 기묘한 체질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번개와 춤을>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김서형은 연기학원 실장이라는 인물, 시계를 보면 요의를 느낀다는 설정과 번개라는 소재가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아무도 모른다> , 강력계 형사 '차영진'

서정적 형사. ⓒSBS
서정적 형사. ⓒSBS

<아무도 모른다>는 형사가 주인공인 추적 드라마다. 하지만 그냥 추적극이 아니다.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이다. 김서형은 <아무도 모른다>에서 유능한 형사 '차영진'을 연기했다. 차영진의 스펙은 굉장하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경찰공무원시험 합격, 전계급 특진을 이뤄낸 서울경찰청 강력1팀장이니 말 다했다. 유능하지만 다가가기 어렵다는 동료들 평가와 달리 차영진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따뜻한 마음씨다. 그가 형사가 되기로 한 계기, 그리고 형사로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된 계기가 모두 주변인에게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범인을 잡기에 앞서 좋은 어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철학자-형사인 셈이다.

<아무도 모른다>는 김서형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다. 캐스팅 이유에 대해 이정흠 감독은 "아직 본격적인 주연작이 없어서 어디에 구속된 이미지도 없었다"며 "혼자 모든 일을 묵묵히 감내해 나아가는 인물 차영진의 '구도자'적 면이 김서형 배우와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조선일보에 전했다. 해당 작품으로 김서형은 2020년 SBS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마인>, 재벌가 딸 '정서현'

사랑이냐 야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tvN
사랑이냐 야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tvN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 공중파에서 성소수자 주인공가 맹활약하는 드라마를 보기란. 2021년 방영된 미스터리 스릴러 <마인>에서 김서형은 "내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여자"라고 남편에게 고백하는 재벌가 딸 '정서현'을 연기해 화제가 됐다. 작중 정서현은 야망과 사랑을 저울질하다 전자를 선택한 현실주의자였지만, 그게 다가 아님을 깨닫는 인물이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남편, 그리고 양아들과 며느리와 살아가며 정서현이 선택하는 '그의 길'(mine)은 무엇일까. 

김서형이 <마인>에 출연하며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장르가 "멜로"였기 때문이란다. 1994년도에 데뷔한 이후 그에게 정통 멜로 영화에서 주역을 맡을 기회란 많지 않았다. 김서형은 아시아투데이를 통해 "성소수자의 사랑 이야기가 외국 작품에선 워낙 자주 나오는 소재이기도 해서 꼭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이것 때문에 <마인>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어셈블리>,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홍찬미'

멋있어. ⓒKBS
멋있어. ⓒKBS

본격 정치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김서형은 여당인 국민당의 대변인이자 초선 의원인 '홍찬미'를 연기했다. 국회에서 홍찬미는 야무진 논리로 중무장했지만 알고 보면 욕망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불도저다. 그런 본심을 감추고 선비처럼 보이려다 보니 자연히 화가 쌓이고 폭발한다. 그 화 때문에 줄행랑 친 보좌관만 20명이 넘으니, 국회 입성 4년 차의 일이다. 별의별 '센캐'들이 판을 치는 국회라지만 홍찬미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런 홍찬미에 숨은 반전이 드라마 막바지에 밝혀지는데.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선인도 아니라 보고 또 보고 싶은 인물이다.

조연이지만 주변부를 아우르는 캐릭터성으로 <어셈블리>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끈 홍찬미와 그를 연기한 김서형.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숏컷을 포함한 그의 패션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5년, 김서형은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조연상을 손에 쥐었다.

 

<굿와이프>, 로펌 대표 '서명희'

감정에 서툰. ⓒtvN
감정에 서툰. ⓒtvN

<굿와이프>는 유능한 변호사들이 서로 각축을 벌이는 법정 드라마다. 그중에서도 김서형이 연기한 '서명희'는 유별히 유능하다. 그는 '서중원'(윤계상)의 누나이자 로펌MJ의 대표로 "오직 사실과 증거로 판단하는" 프로다. 한편으로는 강한 누나다.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면서까지 동생을 걱정하는 면모를 보인다. 미술관, 마트에서 맞닥뜨린 사랑의 설렘 앞에서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법정과 사무실에서는 누구보다 강하지만 누군가 진심을 건드리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매력이 있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국가정보요원 '민수희'

의외로 허당.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의외로 허당.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원 요원이 동물과 대화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코믹 가족 드라마다. 국정원 요원들이 주인공이지만, 무겁지 않고 가벼운 톤으로 그려진 이유다. 작중 김서형은 주인공 '주태주'(이성민)의 입사 후배이지만 승진이 빨라 상사가 된 '민수희'를 연기했다. 본인도 이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지 주태주에게 직접 설명하는 부분은 깨알 웃음 포인트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원색 정장을 입고 다니며 팀을 이끌지만 뱀 공포증이 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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