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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의 피해의식은 어린시절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와의 아픈 기억에서 비롯됐다(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상대에게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 잘하신 거다" - 오은영 박사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채널A

멀쩡하게 살아계신 아버지를 "돌아가셨다"라고 말했던 팝아티스트 낸시랭.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발언이었지만 오은영 박사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그를 이해한다고 했는데, 그만한 속사정이 있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낸시랭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했던 남자친구 등 가깝게 느꼈던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배신을 당했다면서 "너무 힘들다. 아무도 믿지 말고 살아야 하나"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낸시랭은 그동안 겪었던 각종 배신의 사례를 전했는데,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배신'은 낸시랭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딸까지 있던 유부남이었다는 것. 이후 낸시랭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엄청난 경계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의 진단: 피해의식, ⓒ채널A
오은영 박사의 진단: 피해의식. ⓒ채널A

배신에 마음 아파하는 낸시랭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진단을 내놨다. 오 박사는 "마음을 담을 그릇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다. 어떤 일을 겪은 후, 감정적으로 '좋다, 싫다'를 넘어서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하는 억울함이 느껴진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피해의식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마음의 상처가 없다면, 보통 가볍게 넘어갈 일이다. 반대로 깊은 상처가 있는 경우라면 작은 사건도 너무 아프게 느끼게 된다. 1 정도의 상처를 50 만큼 느끼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낸시랭. ⓒ채널A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낸시랭. ⓒ채널A

생각에 잠긴 듯, 오 박사의 이야기를 듣던 낸시랭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낸시랭은 "엄마가 17년 동안 암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제 아버지라는 사람은 아픈 아내와 어린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가 사라졌다. 그냥 출근하듯 나가서 안 돌아왔다"라면서 "친아빠를 용서하지 못한다.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한다. 몸은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낸시랭의 피해의식은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너무 상처를 준 아버지라, 낸시랭의 마음에서 아버지를 지운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인생에서 중요한 대상이기 때문에 낸시랭의 인생에 영향을 많이 줬을 거다. 사람이 너무 큰일을 겪고 나면 이후에 약간만 유사해도, 엄청 쓰라리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로 낸시랭의 마음에 구멍이 생긴 거다. 인간관계를 담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오 박사의 위로. ⓒ채널A
오 박사의 위로. ⓒ채널A

낸시랭의 인간관계는 나아질 방법이 없는 것일까. 오 박사의 조언은 '한 걸음 물러서기'였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관계에는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관계에서 한 걸을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모든 관계를 소중히 대하고 아꼈던 낸시랭에게 "상대에게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 잘하신 거다. 억울할 때도 있지만요"라고 전했다. 오 박사의 진심 어린 위로에 낸시랭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퍼져나갔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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