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하가 ‘파친코’를 찍게 됐을 당시 할머니가 좋아하면서도 반대했던 건, 직접 일제강점기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연기로라도 손녀가 그 당시의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17일 방송된 tvN ‘바퀴 달린 집4’에서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서 선자 역으로 활약한 김민하와 성동일, 김희원, 로운(SF)이 함께 독립운동가 이상룡의 집 ‘임청각’을 방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임청각으로 향하던 중 성동일은 김민하를 향해 “할머님이 90세 정도 되셨다고 들었는데, ‘파친코’의 산증인”이라며 “할머님이 ‘파친코’를 보시고 뭐라고 하셨냐? 일제강점기를 다 겪지 않으셨냐”라는 질문을 건넸다.
이에 김민하는 “보셨다”면서도 “그런데 할머니한테 그 시절에 대해 여쭤보고, ‘파친코’에 합격했다고 했을 때도 ‘네가 이 역할이 돼서 너무 행복한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할머니가 김민하에 이유를 설명하며 건넸던 말은 ‘네가 이걸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였다. 김민하는 “할머니한테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한마디가 제일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가슴 아픈 그 당시의 기억을) 생각도 하기 싫다고 하셨다. 제가 연기로라도 그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며 “그래서 책임감이 좀 더 남달랐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