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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곰이·송강’ 반환 논란에 밝힌 아주 분명한 입장 (ft.흙탕물 정쟁)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아 키우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인도한 뒤 ‘양육비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자, 근거 규정의 부재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입양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풍산개 2마리를 정부에 반환하며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퇴임을 앞두고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게 되었을 때 청와대,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은 고심했다.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초유의 일이 생겼고, 대통령기록관은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세 기관은 협의 끝에, 풍산개들을 양육해온 퇴임하는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양육을 계속하기로 하고, 다음 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대통령기록물을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관리를 위탁한 후 사후에 근거규정을 갖추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계속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었다며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해도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그동안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현 정부는 지난 6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나 결국 개정이 무산됐고, 퇴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명시적인 근거규정의 부재가 잠시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그러자고 했더니 모 일간지의 수상한 보도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문제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렸다. 왜 우리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한 쌍 중 수컷 '송강'을 어루만지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한 쌍 중 수컷 '송강'을 어루만지는 모습. ⓒ청와대 제공

사룟값 논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부담해왔다.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으니, 지난 6개월 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며 “입양과 파양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다. 반려동물들이 명실상부하게 내 소유가 되어 책임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 전 대통령은 “이제 그만들 하자”며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다. 또한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윤석열 대통령과 애완견 토리, 써니의 사진이 놓여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윤석열 대통령과 애완견 토리, 써니의 사진이 놓여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편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2마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맡아 키울 의향이 있느냐”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대기 실장은 “지금 한 10마리 정도를 키우는 것 같다. 강아지는 다 찼기 때문에 더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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