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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5분 거리" 경찰 인력 부족하다던 '이태원 참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빈 관저 지키던 202기동단 있었다

상황 보고, 지휘라도 제때 됐더라면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관저 외관. ⓒ뉴스1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로 인해 희생자 156명이 발생했다. 사전 통제의 부재·신고 접수 후 늑장 대응·경찰 인력 부족 등이 참사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5일 CBS 노컷뉴스는 사고 당시 근처에 200명 규모의 기동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에서 직선거리로 1km,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곳.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다. 사고 당일 관저에는 202경비단 소속 3개 중대, 약 200명 규모 인원이 교대 근무 형태로 배치됐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상황에 따라 용산 대통령실 외각 경비를 맡기 위해서다.

 

빈 관저 지키던 200명 일부라도 현장 투입됐더라면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관저 외관. ⓒ뉴스1

한남동 관저에 배치된 202경비단은 대통령 경호를 맡는 경찰 조직이다. 동시에 이들은 서울경찰청장 직할대다. '서울특별시경찰청과 경찰서의 조직 및 사무분장 규칙' 제35조(202경비대)에 따르면 202경비단의 업무에는 특정 지역 경비 외에도 일반 경비와 작전업무·경비 관련 대외 협조가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노컷뉴스 측에 "당일 (202경비단에) 지시가 없어서 나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일선 경찰서나 서울경찰청의 요청이 있으면 투입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긴급한 경우엔 202경비단이 먼저 현장을 가고, 이후 기동대가 오면 임무 교대를 할 수 있었다"라며 "근무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대기자를 빨리 보내거나 누군가 지시를 하면 되는데 (당일) 지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참사 당시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 없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서초동 자택에 있다가 30일 0시경 용산 대통령실로 들어갔다. 별다른 지원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202경비대는 종일 비어 있는 한남동 관저를 지킨 것이다. 


대통령보다 늦게 참사 보고받은 경찰청장

[자료사진] 3일 '다중 밀집 인파사고 예방안전관리 대책 관계 장관회의'에서 발언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뉴스1

참사에 대한 실시간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달랐을까.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참사 내용을 통보받은 것은 밤 29일 밤 11시 1분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대통령보다 30분 가량 늦은 11시 36분 사고 발생을 보고받았다.

이날 11시 30분까지 호흡곤란 등으로 접수된 신고 전화만 81건이다. 11시 50분 소방당국은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첫 보고를 받은 것은 이로부터 24분 뒤인 30일 0시 14분이다.

[자료사진] 4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2년 제6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 및 제5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자료사진] 4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2년 제6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 및 제5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지난달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경찰 인력이 분산돼 상황 통제가 어려웠다 밝힌 바 있다. "어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서 경찰 인력 상당수가 광화문 등에 배치돼 분산돼있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할 경찰력이 없던 것도 아니다. 참사 당일 밤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과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는 모두 밤 10시 이전에 해산했다. 한 기동대 소속 현직 경찰관은 "긴급상황이 생기면 이미 다른 현장에 투입돼 있거나, 퇴근한 기동대라도 2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게 돼 있다. 판단만 하고 결정만 하면 투입하면 된다"라고 한겨레 측에 전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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