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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날 때는 혼자, 그러니 순간을 즐기자"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호주인 그레이스 레이치가 틱톡에 남긴 한 마디

영화 제작 위한 세계여행 중이었다.

ⓒ그레이스 레이치 틱톡, 뉴스1
ⓒ그레이스 레이치 틱톡, 뉴스1

2일 기준 총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는 호주 시드니 출신 여성 그레이스 레이치도 있었다. 

그레이스는 호주의 인디 영화사 일렉트릭 라임 필름즈에서 보조 직원으로 일했다. 영화 제작을 위해 세계를 여행하던 도중 이태원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24번째 생일을 12일 앞둔 날이었다.

그레이스는 생전 활발한 틱톡 유저였다. 그는 2020년부터 틱톡에 영상을 올려왔다. 그 가운데 지난 8월에 올린 영상이 눈에 띄는데, 해당 영상의 제목은 '내가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것'이다.

30초 남짓 짧은 영상에 그레이스는 몇 줄의 자막을 달아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자막은 이렇다. "내가 24살이 되고 깨달은 것", "스트레스와 분노는 좋을 게 없어. 심호흡을 하자", "세상을 떠날 때는 혼자, 그러니 순간을 만끽하자", "아무도 너 신경 안 써. 하고 싶은 대로 해", "결국 잘될 거야."

지난 31일 그레이스의 유족은 데일리메일에 성명을 전했다. 이들은 그레이스가 "다른 사람에게 친절했고 타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레이스 레이치. ⓒ그레이스 레이치 틱톡
그레이스 레이치. ⓒ그레이스 레이치 틱톡

이어 "우리는 행복한 미소로 밝음을 준 아름다운 천사 그레이스가 그립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했고, 모두에게 사랑받았다"라며 희생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우리는 그레이스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다." 유족의 말이다. 

그레이스가 일한 일렉트릭 라임 필름즈의 총괄 프로듀서 샨 데벤드란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함께 일한 그레이스에 대해서는 '친절함 그 자체'였다고 묘사했다. 데벤드란은 "그레이스는 재미있고, 친근하고, 마음씨가 착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만들고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좋아했다. 영화사 안팎으로 많은 이들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자료사진] 대구광역시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뉴스1
[자료사진] 대구광역시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뉴스1

지난 29일 이태원에는 10만 명을 훌쩍 넘는 인파가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모였다. 통제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좁은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태가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외국인은 26명이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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