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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압사 일어난 골목, 작년에는 경찰이 통제" BBC 등 외신이 '이태원 참사'를 두고 정부와 경찰 대처를 지적했다

"당국은 실시간 군중 수 모니터링해야 할 책임 있어"

31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 ⓒ뉴스1
31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 ⓒ뉴스1

지난 29일 핼러윈을 이틀 앞둔 이태원에서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31일 기준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참사이며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문 일인 만큼 외신도 주목했다. 

 

"대규모 인파 예상되는데 대처 미흡했다" 공통 지적

"참사가 일어난 날 이태원으로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 지역 상인들의 입에서는 '전례 없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도시 전역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경찰 인력이 과하게 빠져나갔고, 이태원에는 약 200명밖에 배치되지 않았다"라고 30일 AFP통신은 전했다. 또 이번 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안전 불감증 및 대비 부족으로 일어난 '인재'라고 지적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경찰들. ⓒ뉴스1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경찰들. ⓒ뉴스1

같은 날 서울경찰청은 행사에 총 137명의 경찰이 행사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앞서 27일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주말 동안 경찰 200명 이상을 배치해 시민 안전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대형 행사와 비교도 이뤄졌다. 31일 BBC는 "불과 2주 전 부산에서 열린 BTS 콘서트에 보안 인력이 2700명 투입됐다. 이날 참석한 사람은 5만 5천여 명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토요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는 137명의 경찰만이 배치돼 마스크 벗고 첫 핼러윈을 맞은 군중들을 통제해야 했다"라며 두 행사 간 통제 인력 차이를 명시했다. 

같은 날 CNN의 국가 안보 분석가이자 재난 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얌은 정부의 대처 소홀을 지적했다. 그는 "당국은 토요일 밤 전에 많은 인파가 집중되리라 예상했을 것"이라며 "당국은 실시간으로 군중 수를 모니터링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래야 사람들을 흩어놓아야 할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2021 핼러윈은 달랐다

2021 핼러윈과 2022 핼러윈 비교. ⓒBBC 코리아 유튜브
2021 핼러윈과 2022 핼러윈 비교. ⓒBBC 코리아 유튜브

2021년 핼러윈에는 어땠을까. BBC코리아는 유튜브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2021년 핼러윈 당시 상황도 있었는데,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해당 골목을 경찰이 통제하는 것이 포착됐다.

"다수 목격자들에 따르면 올해에는 이런 통제가 없었다. 관련 당국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군중이 이렇게까지 통제되지 못했는지, 이 끔찍한 비극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BBC 뉴스의 진 맥켄지는 덧붙였다.

2021년 11월 31일에도 이태원 거리는 핼러윈 축제를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뉴스1
2021년 11월 31일에도 이태원 거리는 핼러윈 축제를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뉴스1

코로나19에 따른 거리 두기가 한창이던 2021년 핼러윈 이태원 축제에는 올해보다 적은 사람들이 방문했으나 통제 인원은 더 많았다. 지난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작년 축제 기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10월 30일 토요일 이태원역 지하철 이용객은 5만 9220명이며 29~31일 3일간 총 17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 기간 동안 투입된 경찰과 지자체 인원은 4600여 명으로 올해의 약 33배다. 이번 핼러윈 압사 참사가 일어난 29일 토요일에는 하루에만 13만 131명이 이태원역을 찾았다. 투입된 경찰은 137명이었는데 79명은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사복 경찰이었고 정복 경찰은 58명이었다.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과 염건웅 교수는 "2017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20만 명이 모인 적이 있다. 그때는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치는 등 대비를 했었다"라며 "이번엔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참사 전날에도 수천 명이 그 골목에 있었다고 한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라고 30일 CBS노컷뉴스 측에 전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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