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 발언에 관해 여야 의원들이 부적절한 언행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30일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며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로 31일 오전 6시 기준 154명이 숨졌고, 149명이 다쳤다.

김기현 "안전 위해 통행 제한 등 대책 세웠어야"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설명에 의하면 그 당시에 시청 인근이나 광화문 인근 이런 데 집회 시위가 많아서 거기에 병역을 배치하다 보니 (이태원 쪽) 배치에 대해서 그렇게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아 보이는데 별로 그렇게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사람이 10만 모인다, 이런 식의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대책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 통행을 제한하든지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소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변명하다가 국민 화 북돋우는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이 장관의 발언을 질타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시는지 모르겠다"며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기를 이렇게 던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경찰보다 더 권위 있는 질서유지 요원이 어디 있겠냐. 그런 측면에서는 이 정도의 사고가 날 줄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결국 안전불감증이 이런 대형사고를 키우는 것"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상민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제적 발언의 당사자는 해명하기 급급한 모습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취재진을 만나 "(경찰이나 소방의 대응으로) 사고를 막기에 불가능했다는 게 아니"라며 "과연 그것이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변명했다. 이 장관은 여전히 참사에 대한 예방과 선제적 안전 조치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3년 만의 실외 '노마스크' 핼러윈. 서울 이태원에는 최대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에 투입된 경찰 인력은 137명이었고 이중 질서 유지에 주력하는 인력은 32명뿐이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