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의 연방대법원이 반세기 가까이 유지된 임신중지권 보장 판례를 파기했다. 여성들의 임신중지 권리에 대한 헌법적 보호가 사라진 것이다. 현재 미국 내 14개 주는 임신중지를 금하거나 극도로 제한 중이다. 그중 13개 주는 임신 초기 단계에서의 낙태마저 금지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주지사 후보 더그 마스트리아노는 낙태 금지에 반하는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씌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임신중지를 살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디언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수정 9주 차 배아의 모습은 놀랍게도 전혀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지 않았다. 다음은 임신중지 치료를 일반화하기 위해 모인 의료진, 활동가, 환자들로 구성된 MYA 네트워크가 가디언 측에 보낸 사진들이다. 

위의 사진은 수정 4주와 5주 차에 추출한 조직의 사진이다. MYA 네트워크의 조앤 플라이슈만 의사는 "임신중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수술 후 조직의 실제 모습을 보고 놀란다"며 공공연하게 잘못 알려진 임신 초기 조직의 이미지를 지적했다. 

다음은 7주 차 조직의 사진이다. 여전히 배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플라이슈만은 "실습 당시 이 이미지를 처음 본 의대생들과 임상의들도 충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태낭과 탈락막 사진이다. 여기서도 '사람'의 형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임신 8주 차 태낭의 모습은 이렇다. MYA 네트워크는 사실상 임신 중지를 하기 '좋은 때'와 '나쁜 때'는 없으며, 임신중지를 할 때 실제로 제거되는 것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9주 차의 태낭이다. 맨눈으로는 쉽게 식별할 수 없는 초기 배아가 포함되어 있다. 떼어낸 조직을 본 환자들은 "농담이죠? 이게 다예요?"라며 되물으며 속았다는 기분을 숨기지 못한다고. 

마지막으로, 위 이미지는 하나의 페트리 접시에 5주에서 9주 차까지의 태낭을 모은 사진이다. 임신 주머니는 하루에 1mm씩 자란다. 

MYA 네트워크의 미셸 고메즈 의사는 "우리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정보와 사실을 전하고 있다. 이건 무섭거나 위험하거나, 폭력적인 정보가 아니다. 그저 몸에 있는 무언가의 사진일 뿐이다"라며 지금까지 잘못된 사실을 알아왔던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문혜준 기자 hyejoon.moo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