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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쏘아올린 '레고랜드 사태'에 정부가 '50조원+α'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약속이 지켜진다는 믿음 위에 시장경제가 존재"

김진태 강원도지사. ⓒ뉴스1
김진태 강원도지사. ⓒ뉴스1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 상황을 일으킨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김진태 강원지사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가 춘천 '레고랜드'에 2천억 원가량 지급보증을 서놓고, 갑자기 지난달 말에 빚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레고랜드 사태가 벌어졌다. 레고랜드 사태는 레고랜드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아이원제일차)에서 발행한 2,050억 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된 일을 말한다. 강원도가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을 내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레고랜드 발' 금융 시장 경색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뉴스1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뉴스1

문제는 채무 불이행 발언이 채권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채권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일반 회사채 투자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금융사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투자자가 급격히 줄고 자금 흐름이 막히는 일명 '돈맥경화'가 우려된 상황.  

결국,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21일 채무를 이행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정부는 23일 긴급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며 돈을 풀기로 했다. 그 규모가 무려 50조원 플러스 알파다. 

 

유승민 "빚보증 했다면 파산 전에는 반드시 지켜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일단 빚보증을 했다면 파산에 이르기 전에는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며 "약속(계약)이 지켜진다는 믿음 위에 시장경제가 존재하며 금융시장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법원에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을 신청하겠다'는 강원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채권시장이 마비되고 금융시장에 공포가 덮쳤다"며 "강원도 전체가 파산하지 않는 한, 강원도는 GJC 어음(ABCP) 2,05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진태 책임론' 나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여당 내부에서도 우회적으로 김 지사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강원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 선언으로 채권시장에 큰 혼란이 야기됐다"며 "정부가 즉각 50조 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든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나비의 날개가 태풍을 불러온단 사실을 명심하고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집권하면 결과의 나쁜 것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에서도 언급된 '레고랜드 사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출근길 약식문답에서 '레고랜드 사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우리 채권시장과 기업어음(CP) 시장에 일부 자금 경색이 일어나서 어제 정부에서 대규모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며 "이런 신속한 조치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생 신청과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완전히 별개"라며 "강원도는 레고랜드 보증 채무를 갚지 않겠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초래하게 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지방 정부 관광 연맹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24일 출국해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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