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부캐’ 부자인 당신, 집은 몇 군데에 있나요?

그 어떤 세대보다 내 공간에 진심인 요즘 사람들의 집이 궁금하다면, 우선 집이 몇 개 인지 부터 살펴봐야 한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맞춰 공간을 구성하고, 심지어 동네도 선택한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지 의아하다면, 이미 이렇게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김보름
  • 입력 2022.10.24 12:15
  • 수정 2022.11.03 18:36

다주택자를 걸러내는 질문이 아니다. N개의 정체성이 당연해진 요즘 사람들의 주거 이야기이다.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새롭지만 또 동시에 우리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에어비앤비’ 브랜드 메시지이다. 요즘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만 찍고 다니는 패키지 여행이 훨씬 낯설다. 동네 구석구석을 걸으며 그 동네 사람처럼 일상을 보내는 방식의 여행에 훨씬 익숙하다. 로컬을 경험하고 현지인처럼 생활하는 ‘살아보기' 방식이 당연해졌다.

게다가 ‘살아보기' 를 할 때도, 휴가 내서 겨우 일주일 살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노트북 하나만 들고 어디서든 일하는 ‘디지털노마드' 라는 단어가 생긴지 20년이 지난 지금. 1년 살기도 문제없다.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화 중이니 말이다. (다음 편 주제이다)

어디서나 일하고, 여러 동네에서 살아본다는 컨셉에 익숙해진 요즘 사람들이다.

직업이 여러 개인 N잡러이자, 상황에 맞는 자아를 착장하는 부캐가 당연해진 요즘 사람들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거주지 한 곳' 에 대해 질문한다.

만약 우리가 여러 개의 거주지를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직업을 물었을 때, ‘서비스 기획자이자 웹소설 작가이고, 바리스타예요.’ 라고 대답하면 ‘아, N잡러시구나' 하는 것처럼, 어디 사는지 물었을 때, ‘저는 봄 여름에는 종로, 가을은 양양, 겨울에는 [다른 도시] 에 살아요.’ 라고 답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여행이지만 살러 가는 것이고, 살러 갔지만 여행이기도 경계없는 거주 경험.

좋아하는 도시에 간다. 그 곳의 분위기, 풍경, 흙을 밟는 기분, 공기의 맛, 들려오는 소리는 익숙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내가 몇달 간 생활해야하는 숙소가 낯설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거주에 있어서 내 루틴에 맞춰진 당연함과 적절한 자극을 주는 새로움의 균형은 항상 중요하다. 편히 쉬고 싶은 집에서 내 습관에 맞춰 환경을 계속 바꿔야 한다면, 스트레스가 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와 새로운 소비를 생각했을 때, 나와 지구 모두의 에너지 낭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내게 맞게 세팅되어 있고, 내 스타일에 맞게 구비되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뭔가 얘기를 끝내놓은 상태라면? 가능한 이야기이다.

안식처가 되는 집은 인간에게 필요하다. 들어가자마자 나답게 생활할 수 있는 집. 밖에서 '으하하'하며 있다가도 돌아갈 수 있는 집. 우리는 따뜻한 밥과 잠자리, 내 습관과 취향이 반영된 그런 집을 (실존 여부를 떠나서) 그리워 한다.

흔히 말하는 이런 ‘따뜻한 집’ 은 정착의 결과가 된다. 하지만, 정착이 무조건 ‘따뜻한 집’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그 따뜻한 집을 꾸려가기 위해 해야할 일은 산더미 이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은 결혼이나 집 구입이라는 당연한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을 활용한 정착을 고민한다. 나답게 자유롭게 완전하게 혼자사는 신개념 1인식 주거인 ‘셀립' 처럼 요즘 사람들의 필요를 반영한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정착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탐험 중인 요즘 사람들과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몇 군데의 집에서 살고 싶나요?

김보름은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 전략과 경험을 만드는 일을 한다. 나만의 공간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제공하는 '셀립' 초기 멤버이자,  공동저자이다. 친구와 강아지와 함께 꾸리는 조립식 가족 4년차로 다거점 라이프를 지향한다. 인스타그램 @what_a_family
김보름은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 전략과 경험을 만드는 일을 한다. 나만의 공간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제공하는 '셀립' 초기 멤버이자, 공동저자이다. 친구와 강아지와 함께 꾸리는 조립식 가족 4년차로 다거점 라이프를 지향한다. 인스타그램 @what_a_family

**해당 페이지는 에어비앤비가 직접 편집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필자에게는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