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장담했고 결국 국정감사장에서 쫓겨났다

그가 쓴 색안경.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2. 출처: 뉴스1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2. 출처: 뉴스1

과거 막말 발언으로 진땀을 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결국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쫓겨났다. 김 위원장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종북",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과거 막말을 사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국감장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가리켜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문수 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출처: 뉴스1
김문수 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출처: 뉴스1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김일성주의자"라고 글을 올린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경사노위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은 종북주사파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한 말이다. 

 

이념 편향적 발언으로 국감 파행 빚은 김문수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2022.5.9. 출처: 뉴스1/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2022.5.9. 출처: 뉴스1/청와대 제공

전 의원이 답변을 정정할 기회를 줬지만, 김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영복은 제 대학 선배이고 그 주변 분들도 안다. 신영복을 존경하면 김일성주의자"라고 장담했다. 이에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노동 정책을 대통령께 바로 보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색안경을 끼고 있는데 어떻게 국감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일성주의자'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국감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돼 김 위원장은 퇴장당했고, 이에 항의하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단체로 국감장을 나갔다. 

김문수 위원장이 소속된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의 실현을 이루고 일하는 사람이 존중 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통령 직속의 사회적 대화기구다. 김 위원장은 정부, 사용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모든 형태의 교섭, 자문, 정보 교환을 돕고, 노사정의 다면적인 공식적이고 비공식 접촉을 포함해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국감에서 보여준 이념 편향적인 발언을 통해 과연 그가 앞으로 사회적 대화기구를 정상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신영복 교수가 강단에 선 모습. 2016.1.16. 출처: 뉴스1/성공회대학교 제공
신영복 교수가 강단에 선 모습. 2016.1.16. 출처: 뉴스1/성공회대학교 제공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고(故) 신영복 선생은 옥중 경험을 담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이자, 글꼴 '신영복체'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신영복 선생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형이 확정받았다. 20년 복역 뒤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해 복권된 이후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일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적 지식인인 신영복 선생은  2016년 향년 7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