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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어려운 자폐증 청년이 '발상의 전환'으로 재활용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를 돕고 경제적 독립도 성공했다

"자폐증에도 여러 증상이 있다."

미국 테네시주 출신의 애쉬튼 길버트(21)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을 진단받았고, 그의 부모는 항상 그가 자립할 수 있을지 항상 걱정했다.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애쉬튼 길버트는 현재 박스 재활용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주위에 박스가 널려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주워 재활용을 할 생각을 했다. 이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재활용할 박스 및 각종 폐지를 지정된 센터에 가지고 가서 버려야 했다. 배달 등으로 박스가 쌓일수록 번거로운 일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 애슐리 요크는 "성인인 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뭔가 할 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내 아들에게도, 지역사회에도 꼭 필요한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스 수거 중인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박스 수거 중인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윌슨포스트를 통해 애슐리는 "자폐증에도 여러 증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쉬튼은 가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농담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내곤 하지만 사회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자폐증 스펙트럼을 갖고 있었다. 다만 애쉬튼은 모든 일을 있는 보이는 받아들이고 지능 수준은 8~12세 수준이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애슐리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했는데 항상 박스가 남았다. 그는 남편에게 박스 좀 재활용 센터에 가져가서 버려달라고 부탁했고, 그의 남편은 이 정도 일은 애쉬튼도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애쉬튼은 지역 사회의 박스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Robin Rayne

애쉬튼의 고객들은 그에게 한 달에 25달러(한화 약 3만 5천 원)에 접힌 박스, 또는 35달러(한화 약 5만 원)에 접히지 않은 박스를 수거해서 재활용 센터로 배달해 달라고 부탁한다. 놀랍게도 이런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이 꽤 많았다. 애쉬튼은 '언박스드(Unboxed)'라는 서비스를 2021년 3월 정식으로 설립했다. 현재까지 그는 40톤 이상의 박스를 재활용했다. 

폭스뉴스를 통해 애쉬튼은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았지만 보람 있는 일이다"라며 "고객을 만나는 게 좋고, 지역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하는 중인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Ashton Gilbert  Facebook
일하는 중인 애쉬튼 길버트 / 출처 : Ashton Gilbert  Facebook

수거한 박스를 필요한 곳에 기부하기도 한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장래에 뭘 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했는데 잘 됐다"며 뿌듯해했다. 이 사업을 통해 애쉬튼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도 할 수 있었다. 애쉬튼의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지역 사회에서 환영받고 있다. 

애쉬튼의 단골 고객인 애슐리 세이버스는 "한 달에 두 번 애쉬튼이 우리 집에 와서 박스를 수거해 간다. 항상 시간을 잘 맞춘다"라며 칭찬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미국 지역 사회에서 박스를 줍고 재활용하는 일이 성공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애쉬튼은 좀 더 행복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애슐리는 아들의 사업을 종종 돕고 있는데 "앞으로 사업을 키우며 우리는 애쉬튼처럼 자폐증 등 '특별한 능력'이 있는 직원을 고용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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