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
112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이 긴급상황을 알아차리고, 남자친구로부터 폭행당한 20대 여성을 무사히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57분쯤 112 치안종합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당시 전화를 받은 상황2팀 최명예 경사가 “긴급 신고 112입니다”라고 말하자, 20대 여성 A씨는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고 답했다.
A씨는 세종시의 한 원룸에서 남자친구 B씨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B씨 몰래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던 A씨는 기지를 발휘해 음식을 주문하는 척하면서 112에 구조를 요청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A씨의 목소리를 알아차린 최 경사는 “혹시 위급상황인가요?”라고 물었고, A씨는 “예”라고 답했다. 최 경사는 A씨를 안심시킨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찾아내 경찰관이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은 A씨의 신고를 접수한 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B씨가 A씨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집 밖으로 내보내 즉시 분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장난전화로 쉽게 치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면서도 “최 경사가 위급상황임을 직감한 후 신속하게 대처해 신고 여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경사는 “밀려오는 신고 전화에 밤잠도 못 자고 때론 지칠 때도 있지만, 위기에 처한 여성을 무사히 구조하게 돼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전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