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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올림픽의 불편한 진실: 스키장을 위해 베인 10만 그루의 나무는 복원되지 않았고, 가리왕산은 이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나는 중이다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

출처: 뉴스1, 녹색연합.
출처: 뉴스1, 녹색연합.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스키장이 건설된 강원 정선 가리왕산에서 다시 산사태가 일어났다. 환경단체는 강원도가 올림픽 이후 복원을 미뤄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2일 “강원 정선 가리왕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을 지난달 15일 확인했다. 지난달 9~11일 사이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찍은 사진 등을 보면, 이번 산사태로 흙이 쓸려 내리면서 땅속에 파묻어 놓은 수로와 전기선 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강원 정선군 북평면의 스키 슬로프에서는 바닥으로 흘러들어 간 빗물이 솟아 나와 계곡처럼 물이 흘렀다.

산사태가 발생한 뒤인 지난달 25일 강원 정선 가리왕산. 녹색연합 제공
산사태가 발생한 뒤인 지난달 25일 강원 정선 가리왕산. 녹색연합 제공

강원도 가리왕산 스키장은 평창올림픽 당시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올림픽 뒤 복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나무 10만 그루를 베어내고 스키장을 만들었지만, 복원이 늦어지면서 산사태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2018년 5월에도 시간당 30㎜의 비에 스키장 경사면이 무너져, 산 아래쪽 상가와 주택에 물과 토사가 넘치고 인근 주민 6명이 대피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강원 정선 가리왕산 스키장 슬로프에 물이 흐르는 모습.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은 스키장 시공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리왕산 스키 슬로프는 평균 경사각 27도로 경사가 급한데도 시공 당시 토양을 고정할 산지 재해공법을 무시했고, 당초 스키장 공사 설계와 시공 전 과정에서 토석류와 산사태에 대해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산사태 발생 시 가장 많은 하중을 받게 될 산 아래쪽에 대형 호텔이 있어 인명피해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대형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토석류가 호텔까지 밀고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강원도와 환경부, 산림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가리왕산 전면 복원은 강원도가 직접 약속한 사항이지만 강원도는 사회적 합의를 깨고 곤돌라 존치를 주장하며 가리왕산을 방치해왔고, 그 결과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강원도는 생태 복원 계획을 즉각 실시하고, 환경부와 산림청은 복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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