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영웅 훈장을 수여한다.
러시아가 출산율 급락으로 인구 위기를 맞닥뜨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머니 영웅' 훈장 부활시켰다고 모스크바 타임즈가 전했다. 푸틴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해 되살린 이 제도는 본래 구소련 시대에 행해지던 것이다.
푸틴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아이를 10명 이상 낳아 양육한 러시아 여성은 열 번째 아이가 1살이 될 때 금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어머니 영웅' 훈장과 100만 루블(한화 약 2,100만 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단, 훈장을 받으려면 수여 시점에 앞서 낳은 9명의 자녀가 모두 생존해 있어야 한다. 또한 여성들은 전투, 테러와 같은 긴급 상황으로 아이를 잃은 경우에도 자격을 잃지 않는다고 법령은 명시하고 있다.
푸틴이 '구소련의 망령'과도 같은 해당 제도를 부활시킨 까닭은 러시아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2년 상반기 출생률은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떨어졌다. 총인구는 약 40만 명이 감소해 1억 4510만 명까지 하락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푸틴이 처음으로 '어머니 영웅' 훈장을 제정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난 6월 1일 어린이날. 그는 러시아의 인구학적 위기에 맞서기 위해 중요한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초의 '어머니 영웅' 훈장은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대규모 인구감소가 발생하자 소련 지도자 요제프 스탈린에 의해 제정됐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와 함께 사라졌다가 푸틴이 부활시킨 것이다. 앞서 이 훈장을 받은 여성은 약 43만 명이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