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된 고양이 밴디트가 주인의 목숨을 구했다.
때는 2022년 7월 25일 새벽 2시 반에서 3시(현지시각). 은퇴 후 미국 미시시피주 투펄로에서 고양이 밴디트와 단 둘이 지내는 프레드 에버릿(68)은 잠을 자던 도중 "야옹"하는 울음소리를 듣고는 눈을 떴다. 그 직후 밴디트는 침실로 달려와 에버릿의 이불을 잡아당기고는 팔을 마구 할퀴기도 했다.
밴디트의 전례 없던 행동에 에버릿은 "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라고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뒷문 밖을 서성이는 젊은 남자 두 명을 발견했다. 그중 한 명은 권총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쇠지렛대를 이용해 문을 비틀어 여는 중이었다고 에버릿은 데일리 저널에 전했다.
에버릿이 권총을 가지고 부엌으로 돌아왔을 때, 침입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달아난 뒤였고 그는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밴디트가 없었더라면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에버릿은 말했다. 그는 밴디트 덕분에 다행히도 그들과 충돌하지 않았다며 "순전히 밴디트 덕분이다"라고 모든 공을 그의 고양이 밴디트에게 돌렸다. 또 밴디트를 두고 "경비견이 아니라 경비냥이다"라고 추켜세워 그를 향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에버릿은 밴디트를 4년 전 투펄로 리 동물구조단체에서 입양했다. 밴디트를 입양하던 날 그는 보호단체에서 기부 수표를 작성하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밴디트를 데려왔고 밴디트는 사방팔방을 뛰어다녔다. 에버릿은 밴디트가 우리에 갇혀 지내는 것에 염증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고 입양을 결정했다고 한다.
"대개는 동물을 입양해 우리가 그들의 생명을 구한다고만 생각하죠. 상황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 동물이 당신을 구할 수도 있어요!"라고 에버릿은 전했다. 에버릿의 고양이 '밴디트'(Bandit) 이름의 뜻은 '길에서 여행객을 노리는 노상강도'인데, 그의 행동은 정반대니 아이러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