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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금지' 교칙 내건 대학교의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은 가장 아름답고 대담한 '커밍아웃'을 계획했다 (영상)

검은색 졸업식 가운 안쪽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천을 덧대었다.

질리언 오르
질리언 오르 ⓒJILLIAN ORR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브리검영 대학교는 예수 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후기성도교회)에서 운영하는 대학으로 2022년도에도 ‘동성애 금지’ 교칙을 내세우는 보수적인 곳이다.

그런데 이 대학교의 4학년인 질리언 오르는 양성애자로, 졸업식날 교직원 및 학생들 앞에서 대담한 커밍아웃을 결심했다. 질리언은 이 학교를 입학할 당시에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몰랐지만 대학을 다니며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은색 졸업식 가운 안쪽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 천을 덧대었다. 그리고 졸업장을 받으러 교단에 오른 순간, 멋지게 졸업 가운을 펼치며 안쪽에 숨겨진 무지개 색을 드러냈다.  

 

질리언은 틱톡 영상을 통해 ”우리 학교는 동성애를 철저하게 금지한다. 동성이 손만 잡아도 심각한 교칙 위반으로 본다. 학위 박탈 및 제적까지 당할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철저하게 숨기고 졸업 후에야 커밍아웃하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난 당당히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겠다고 결심했다.” 질리언의 여형제가 졸업식 가운 안쪽에 무지개 색 천을 덧대는 걸 도와줬다. 

졸업식에서 커밍아웃한 질리언 오르
졸업식에서 커밍아웃한 질리언 오르 ⓒJILLIAN ORR

 

투데이에 따르면 질리언은 졸업식날 모두의 앞에서 커밍아웃한 후 ”무슨 일이 일어났지? 진짜 내가 한 거 맞지?”라고 여형제에게 문자를 보내야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피플에 따르면 질리언은 ”학교로부터 졸업장은 커밍아웃한 졸업식 이전에 받았다. 학교가 학위를 박탈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폭풍은 각오했다.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받아들이겠다.” 질리언은 이후 ”학교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질리언의 사연은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뉴스를 탔으니 학교 입장에서 학위를 박탈하는 게 부담스러울 거다.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질리언 오르
질리언 오르 ⓒJILLIAN ORR

 

질리언은 ”이 대학교에서 성소수자로 지내는 건 힘들었다. 입학 후 한참 후에야 양성애자라는 걸 깨달았고, 학위를 받아야 했기에 바로 그만두거나 편입도 힘들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동성애는 ‘악’이라고 가르쳤다. 꼭 다른 학생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지 않고 찾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질리언은 과거에는 독실한 신자였고 학비 지원도 많이 받을 수 있었기에 이 대학교에 자연스럽게 입학했다고 덧붙였다. 질리언은 ”커밍아웃한 걸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서야 진짜 내 모습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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