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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넴이 2022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후 미국 내 흑인 인종차별 문제를 비판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한 때 '백인 래퍼는 가짜다' 비판을 받았던 에미넴이 흑인 인권을 위해 움직인 사연.

2022 슈퍼볼 공연 이후 무릎을 꿇은 에미넴
2022 슈퍼볼 공연 이후 무릎을 꿇은 에미넴 ⓒ온라인 커뮤니티/ AP통신

미국의 가장 큰 연초 행사 중 하나인 ‘슈퍼볼’이 현지 시간 13일 개최됐고, 올해도 많은 유명인들이 참가해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에미넴, 스눕 독, 닥터 드레, 켄드릭 라마 등 미국 힙합 거장들이 장식한 하프 타임 쇼 속,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에미넴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다. 슈퍼볼 행사에 대해 잘 모르는 일각에서는 해당 퍼포먼스가 왜 문제가 되냐며 의문을 품었지만, 무릎을 꿇는 동작은 사실 2016년 이후 암묵적으로 금지된 행위이기에 그의 퍼포먼스는 더욱 뜻깊었다.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하는 가수들.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하는 가수들. ⓒ게티 이미지

CBS에 따르면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처음 시작한 인물은 2016년 슈퍼볼 경기를 펼친 콜린 캐퍼닉 선수로, 그는 당시 미국 내 경찰의 흑인 차별에 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를 행했다. 경기장에 미국 국가가 울려펴지자 캐퍼닉은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한 것이다.

이후 NFL(미국 풋볼 리그)내 많은 선수들이 그의 행위에 동조했고,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기를 망친다”는 비판과 함께 미국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캐퍼닉은 이듬해 팀과 계약이 해지된 채 수년간 리그에 발을 못 들이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6년 무릎 꿇기 퍼포먼스 후 팀에서 퇴출된 콜린 캐퍼닉 선수
2016년 무릎 꿇기 퍼포먼스 후 팀에서 퇴출된 콜린 캐퍼닉 선수 ⓒ게티 이미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올해, 에미넴은 자신의 히트곡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 공연 이후 같은 장소에서 무릎을 꿇었다. NBC에 따르면 에미넴의 캐퍼닉 지지 행위는 처음이 아니다. 에미넴은 2017년 캐퍼닉을 강하게 비판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프리스타일 랩을 이미 선보인 바 있다. 가사에는 ‘이 노래는 캐퍼닉을 위한 곡이다’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 94세 늙은이’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한편 에미넴의 이번 퍼포먼스는 최근 NFL 내 인종차별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슈퍼볼 경기에 앞서 지난 달 마이애미 돌핀스 미식축구팀의 흑인 감독이었던 브라이언 플로레스가 해고 통보를 받으며 NFL과 구단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22 슈퍼볼 공연 중인 에미넴
2022 슈퍼볼 공연 중인 에미넴 ⓒ게티 이미지

플로렌스는 소송과 함께 현재 NFL 내 흑인 감독은 단 한 명 남았으며, 리그의 고용 관행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에미넴은 아직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낸놓지 않은 가운데, NFL 대변인브라이언 매카시는 에미넴의 무릎 퍼포먼스는 사전에 계획된 것임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NFL 관계자들도 (리허설을 통해) 에미넴의 계획된 행동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그를 막지 않았다고. 매카시는 ”그런 행동에 문제 소지가 없기에 말릴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에미넴은 과거 활동 중 ‘(흑인이 아닌) 백인 래퍼는 가짜다’는 비판을 들었던 바, 흑인 인권을 위해 무릎을 꿇은 그의 행동에 미국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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