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넌 생리 안 해서 편하겠다"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이 여성은 편견과 맞서고 '성관계'를 하기 위해 매일 불편하고 힘든 치료를 해야 한다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임신을 하거나 정혈(생리)을 할 수 없다.

TK 케네디
TK 케네디 ⓒTK Kennedy

영국 출신 TK 케네디(20)라는 여성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자궁 경부 없이 태어났다. 

이런 증상을 ‘MRKH(마이어-로키탄스키-쿠스터-하우저) 신드롬’이라고 하며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임신을 하거나 정혈(생리)을 할 수 없다. 외부 생식기는 다른 여성처럼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하기 전에는 발견하기 어렵다.

또 자궁은 없지만 난소는 정상적인 경우가 많다.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발달 과정을 겪는다. 주로 여성이 십대 후반에도 정혈을 시작하지 않아서 병원에 갔다가 이런 상황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1985년 ‘생식 의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여성 약 5000명 중 1명이 이런 증상을 갖고 태어난다.  

 

TK 케네디
TK 케네디 ⓒTK Kennedy

 

TK는 17살 때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정혈을 하지 않자, 병원을 찾았고 처음에는 병원에서도 ”그냥 좀 늦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 결과 의사는 그에게 자궁이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TK는 놀랐다. 그는 ”자궁이 없이 태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TK는 ”정혈을 하지 않는 건 편하다. 하지만 속상하기도 하다. 항상 아이를 낳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혈을 하지 않아서 좋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이해되면서도 내심 속이 쓰리다. 차라리 정혈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다.”

또 그의 질관은 다른 여성보다 현저히 짧기 때문에 관계를 갖기도 쉽지 않다. 그는 관계를 하기 위해서 하루에  두번, 20분 씩 조금씩 질관을 확장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연히 불편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치료다. 3개월 이상 확장을 시도해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TK는 ”매우 짧은 질관을 가지고 있고 자궁이나 자궁경부가 없다. 질관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서 치료나 수술 없이는 편안한 관계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새끼 손가락 정도의 확장 기구를 사용해 조금씩 질관을 늘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평소에 늘려야만 관계를 할 때 아프지 않다.”

 

TK 케네디
TK 케네디 ⓒTK Kennedy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TK는 이런 진단을 받고 당황했지만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갑자기 생각도 안 해본 일이 일어나 놀라고 당황했다.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게 가장 충격이었다. 자궁이 없을 뿐, 난자는 난소에서 정상적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내 아이를 가지려면 대리모를 구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그는 나를 가만히 안아 줬다. 친구는 내가 얼마나 아이 낳길 원했는지 알았고, 우리 같은 시기에 임신하자고 말한 적도 있었다. 함께 울었다. 친구는 내가 얼마나 슬픈지 이해해 줬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Carol Yepes via Getty Images

 

TK는 현재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다. 또 MRKH 증상을 온라인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 그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다른 여성을 돕고 있다. 그는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다른 여성들을 만나며 친구가 됐다. 이 증상을 공유하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이다”라고 말했다. 

″주 4일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면서 매일 치료를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궁이 없어도 질관이 길어서 굳이 나처럼 치료를 안 해도 되는 사람도 있다. 개인마다 다 다르다. 나는 치료를 하지 않고 관계를 하면 큰 아픔을 느낀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잠자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

TK는 ”나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여성은 의외로 많다. 단지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알리고 다른 여성을 돕고 싶다. 나처럼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기를 바란다. 미리 증상을 알고 뭘 해야 할지 알고 나면 훨씬 받아들이기 쉬울 거다”라고 말했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그는 언젠가는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다른 사람을 계속 도우면서 언젠가 내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여성 #글로벌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