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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선으로 여자의 몸 보여주고파" 여성의 ‘털’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사진작가가 있다 (사진 + 영상)

미국에서 잡지 하퍼스바자가 1915년 처음 여성에게 겨드랑이 제모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털’은 미디어 및 패션계에서 오랫동안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반대로 여성의 털을 당당히 보여주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여성 사진작가 애슐리 아미테이지는 패션 화보 촬영 등에서 여성의 털을 그대로 드러내며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다. 그는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찍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친구들과 자매를 수영장과 집 등에서 찍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며진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여자’의 모습을 찍으려고 했다. 그의 첫 목표는 사진에 우정을 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찍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글래머를 통해 ”처음에는 정말 개인적인 사진을 찍었다. 친구들이 내 모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인스타그램에 해변에서 노는 친구들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찍힌 그의 친구들 속옷에는 정혈(생리) 흔적이 묻어 있었고 음모가 그대로 보였다. 일부러 의도하고 찍은 사진이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이 그 사진을 좋아했다. 애슐리는 ”정혈이 속옷에 묻을 때마다 버리는 사람이 현실에 많지 않다. 그런 게 공감을 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비판도 받았다. 

일부는 ”더럽다, 게을러서 면도를 안 하는 거다, 그 어떤 남자도 저런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등의 말을 남겼다.   

애슐리는 그런 비판에 분노했다. 그는 ”이런 말을 보면서 얼마나 여성의 몸이 남성의 시선에 의해 소비되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주로 비판한 건 남성이었다. 그들은 사진이 자신한테 매력적이지 않다거나 불편하다고 말했다.”

당시 애슐리는 여자인 친구들과 함께 살았고 아무도 제모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중매체에서 여자는 ”항상 제모를 해야 한다” 등의 말을 하고 제품을 홍보했다. 잡지에는 ‘완벽한 비치패션을 위한 제모 방법’ 등의 기사를 실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잡지 하퍼스바자가 1915년 처음 여성에게 겨드랑이 제모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필수‘라고 홍보했다. 게다가 같은 해 남성용 면도기로 유명한 브랜드 ‘질레트’가 첫 여성용 면도기를 출시했다.

이어 1946년 미국에 첫 여성용 비키니가 소개됐다. 이후 여성에게 성기 부위를 제모하라는 홍보가 시작됐고 그에 따른 제품도 출시되기 시작했다.  

 

애슐리는 ”여전히 편견 가득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싶다. 여성의 털, 다양한 몸매, 다양한 피부색, 사회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접힌 뱃살, 피부 트러블, 튼살 등 자연스러운 진짜 몸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회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와 관련된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

 

 

″미디어가 그동안 성차별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했다. 일부 남성은 여성의 몸을 남성인 자신이 통제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작품의 비판을 들으면 우울할 때도 있지만, 더 열심히 세상에 이런 이미지를 알릴 동기부여가 된다.” 

 

이후 그는 구찌, 노드스트롬 등 유명 패션 브랜드와 협업했다. 그리고 2018년 제모 용품 브랜드 ‘빌리’와 함께 여성의 제모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 영상을 촬영했다.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 보자.  

 

자연스러운 모습임에도 페이스북은 이 광고 영상을 ‘성인용’으로 분류했다. 

애슐리는 데이즈드뷰티에 ”나 혼자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영상을 세상에 좀 더 보여주는 게 분명 효과가 있다.” 

 

"단지 누군가 내 작품을 보고 ‘여성의 털은 자연스럽구나‘, ‘꼭 제모를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라는 걸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신의 몸이고, 당신의 선택이다. 제모를 하든 안 하든 당신이 결정할 문제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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