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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후 남자가 무섭다" 전직 미군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종합격투기(MMA) 선수가 데뷔전을 승리한 후 각종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 이후로 종합격투기 종목에 참가하는 유일한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선수다.

알라나와 상대 선수
알라나와 상대 선수 ⓒCombateGlobal

종합격투기(MMA) 종목에 참가한 트랜스젠더 알라나 맥러플린(38) 선수가 데뷔전을 승리했다.

그는 10일(현지시각) 셀린 프로보스트 선수와 겨뤄 승리했다.

알라나는 전직 미군으로 특수부대 출신이다. 그는 2014년 이후로 종합격투기 종목에 참가하는 유일한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선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팰론 폭스라는 트랜스젠더 선수가 앞서 활동했다. 

알라나는 이번 종합격투기 시합에 참가하기 위해 호르몬 평가 및 의학적인 기준을 통과해야 했다.  

알라나가 미군이던 시절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 하기 전)
알라나가 미군이던 시절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 하기 전) ⓒBASIL_SOPER / twitter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알라나는 ”지금 나는 팰론의 전철을 밟고 있다. 단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격투기 종목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여전히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알라나는 첫 데뷔전 승리 후에도 ”여전히 그는 남성이다”, ”남성과 여성이 겨루는 건 반칙이다” 등의 비판을 받아야 했다. 

알라나는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런 비판에 답했다. 

그는 경기 직후 얼굴에 상처가 난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아침, 친구들, 응원해 주는 분들 그리고 그 외 사람들!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마치 내가 반칙을 했다는 말도 많았다. 하지만 보다시피 나도 경기 중 엄청 맞았고 힘든 경기였다. 상대 선수를 존경하고 다른 사람도 그러길 바란다. 날 비판할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라.” 

알라나는 프라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내가 여성인 걸 알았다. 부모님께 항상 ‘난 여자다‘라고 커밍아웃했다. 하지만 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내 말을 무시했다. 그들은 ‘넌 절대 여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알라나는 군대 특수부대에 지원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이유도 설명했다. ”항상 정체성을 부정당했다. 군대에 입대하면 어쩌면 ‘진짜 남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알라나는 ”차라리 군대에서 숨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복무 중 숨지면 더 이상 부모님도 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고 믿었다.” 

알라나는 군대에서 경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게 됐다. 그는 군대에서 6년을 복무했지만 제대하기 직전인 2010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남자와 큰 소리가 두려웠다. 잠복이 있을만한 장소와 숨을 곳 없는 넓은 공터에 서 있는 것도 무서웠다.”

 

알라나는 2016년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수술을 받았다. 여전히 그를 이해하지 않는 부모님과 연도 끊었다.

 

″부모님이나 일부 친척은 트랜스젠더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를 전혀 응원해 주지 않는다. 친구도 일부 잃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알라나는 종합격투기를 올해 초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를 받아 줄 체육관을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겨우 운동을 시작했지만 시합에 나가 겨룰 상대를 찾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이번 데뷔전도 간신히 성사됐다. 트랜스젠더인 그와 시합에 나가겠다는 상대 선수를 찾는 일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알라나가 아직 남성이던 시절
알라나가 아직 남성이던 시절 ⓒBASIL_SOPER / twitter

알라나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이종격투기(UFC) 스타 선수 션 오말리는 알라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션은 ”알라나의 경기를 봤다. 하지만 공정한 경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종격투기(UFC) 선수 션 오말리
이종격투기(UFC) 선수 션 오말리 ⓒJeff Bottari via Getty Images

 

″알라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오랫동안 남성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본인이 여자라고 한다고 달라지는가? 그의 팔을 보면 여성의 팔이 아니라 남성의 팔이다. 그가 여성 선수와 겨루는 건 불공평하다.” 션의 말이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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