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을 휴학하고 알바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을 만났다. 자신이 알바해서 버는 돈으로 필요한 데 쓴다. 대학을 다니다가 뭔가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하는 모양인데, 아무런 경제적 기반이 없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석유 판매에서 나오는 돈으로 주민들에게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만약 이 대학생이 알래스카주에 살고 있다면, 2014년 1884달러를 배당금으로 받았을 것이다. 주민의 자격으로 받는 배당금이다. 알래스카 모델은 흔히 반론에 부딪힌다. 알래스카는 석유가 나오니까 이렇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다. 석유 같은 지하자원이 없는 곳에서는 이런 발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내유보금을 잔뜩 쌓아둔 채 고용을 늘리지 않고 '파국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행위는, 사실상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기업이 이기적으로 경제 파국에 '대비'할수록, 실제로 경제가 고꾸라질 가능성은 더욱 커지니 말이다. 경제 위기에 '대비'한다며 과도한 사내유보금으로 국가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는 기업들은, 사실상 그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성 안 사람과 성 밖 사람으로 나뉜다. 한번 성 밖에서 시작하면 성 안 진입은 불가능하다. 같은 능력으로 같은 기여를 해도 대기업 소속이냐 중소기업 소속이냐에 따라 임금이 현저하게 다르다. 시험 한번 잘 봐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되면 안정된 임금과 연금까지 보장받는데, 정부 일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비영리기관이나 사회적기업 임직원은 현장을 누비며 고생해도 저임금과 불안정성에 시달린다. 한 분야 전문성을 아무리 갈고닦아도 대학교수 자리를 꿰차지 못한다면 낮은 강사료와 연구비를 견뎌야 한다. 이런 사회에서 청년들이 안전한 성벽 안에 숨고 싶어하는 것을 탓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이번에 시행하는 '안심전환대출'을 보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고 여유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거의 다 주고 있으니 마치 환부는 점점 더 곪아가고 있는데 그것은 그대로 두고 그 옆에 있는 건강한 살에 영양크림 바르는 격이다. '안심전환대출'은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그래야 가계부채문제도 최소의 비용으로 개선할 수 있다.
자바전쟁의 마지막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구글은 승부의 쐐기를 박을 마지막 비밀무기를 꺼냈다. 그 무기의 이름은 바로 "미셸 리" - 오바마 대통령이 선임한 특허국의 디렉터이다. 미국의 지적재산권 정책을 책임지게 될 미셸 리 신임 디렉터는 누군인가? 실리콘벨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MIT 컴퓨터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고향인 실리콘벨리로 돌아가 휴렛팩커드에서 잠깐 일한 뒤, 스탠퍼트 법대를 졸업한다. 스타트업 관련 로펌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구글 특허 전략 책임자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