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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5일 10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5일 14시 12분 KST

[공짜 영어 스쿨] 빌 게이츠도 탐내는 초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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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37. 빌 게이츠도 탐내는 초능력

요즘같이 추운 날 밤 야외촬영은 진짜 힘들다. 드라마 촬영 중 추위를 잊자고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말이야, 딱 한 가지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어?"

조연출이 얘기했다.

"전 공간 이동 능력이요. 그럼 아침 6시 55분까지 푹 자고 7시에 촬영 버스에 짠 하고 나타날 수 있잖아요."

조명감독이 거들었다.

"난 염력. 이 추운데 일일이 선 깔고 나를 필요 없이 그냥 원하는 위치에 라이트를 딱 갖다 놓게."

장소 섭외는 천리안을 갖고 싶다고 했다. 굳이 헌팅을 가지 않고도 멀리 있는 장소를 볼 수 있는. FD는 독심술. 피디가 말을 안 해도, 다음 씬에 뭐가 필요한지 미리 알 수 있게. 한창 얘기를 하다 문득 슬퍼졌다. '젠장 초능력이 생겨도 우리는 일을 하겠다는 거잖아?'

'국내파 영어 연수' (문성현 지음 / 혜지원 출판)란 책을 보니 '3배속 직독직해 훈련법'이란 글이 있다.

지구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인 빌 게이츠에게 누가 물었다.

"원하는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힘을, 왜 얻고 싶은가요?"

빌 게이츠가 '오래 사는 거?' 했더니 옆에 앉은 워렌 버핏이 '그건 재미 없잖아?' 하고 눙친다. 그랬더니 빌 게이츠는 'read books super fast' 책을 엄청 빨리 읽는 것이라고 답한다. 워렌 버핏이 옆에서 거든다.

"빌은 책을 진짜 빨리 읽어요. 나보다 3배는 빠르지. 말인즉슨 나는 책 읽느라 인생에서 10년을 날린거라구."

(아래 링크는 두 사람의 짧은 인터뷰가 있는 기사 원문, 영상은 PC에서만 열리네요.)

http://superheroyou.com/one-superpower-gates-buffett/

빌 게이츠도 그렇지만 워렌 버핏의 독서량은 엄청나다. 일반인의 5배를 읽는다고 하고, 열 여섯살에 이미 경영 관련 서적 수백권을 읽은 걸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책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자본주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 같다. 그런 다독가들도 책을 더 빨리 읽는 것이 소원이라니 참.

새해 결심으로 블로그에 하루 한 권씩 독서일기를 올리는데, 문제가 생겼다. 재미난 소설의 경우 나는 반나절이면 다 읽는다. 하루에 책을 2권 읽는 날도 있는데, 블로그에서는 이틀에 한 번꼴로 독서일기를 업데이트 하니까 (영어 스쿨도 올리고, 취미 교실도 하니까)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그래서 어제는 포스팅 하나에 책 5권을 몰아서 올렸다. 그러다 문득, '나는 어떻게 이렇게 책을 빨리 읽는 거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영어 공부 덕이다.

책을 빨리 읽으려면, 한 글자 한 글자, 따로 읽기 보다, 단어 몇 개를 모아서 읽어야 한다.

이를 테면, 위의 문장을 '책' '을' '빨' '리' '읽' '는' 이런 식으로 우린 읽지 않는다. '책을 빨리' '읽는 비결은' '간단하다' '한 글자 한 글자' '끊어 읽기 보다' 이런 식으로 모아서 한번에 읽는다. 한 글자 한 글자, 끊기보다 의미군으로 묶는 이유는 전화번호를 읽고 외울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010-3985-2687을 읽고 외운다고 해보자. (없는 번호 확인하고 예문으로 올립니다. 1234-5678은 외우기 너무 쉬워서요. ^^)

0,1,0, 3, 9, 8, 5, 2, 6, 8, 7, 이렇게는 못 외운다. 우린 흔히 3,4개씩 숫자를 묶어서 불러주고, 외운다. 010, 3985, 2687 이렇게.

여기서 잠깐.

동양인들이 서양인보다 수학을 더 잘한다고 하는데, (각종 국제 경시대회 성적을 보면 그렇단다.) 그 이유가 발음의 차이란다. 우린 4자리 숫자를 읽을 때, 2687 이륙팔칠 혹은 이천육백팔십칠이라 부른다. 영어권에서는 two thousand six hundred eighty seven라고 읽는데, 음절수가 많아서 한번에 발음하고 외우기 힘들단다. 짧게 발음 가능한 한자 덕에 동양 아이들이 암산이 능하고, 문제도 빠르게 푼다는 얘기.

묶어서 읽기는 영어 암송의 기본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예를 들어보자. 마법사의 돌의 비밀을 캐던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와 마주치는데 뭔가 숨기는 눈치로 허둥대며 가버린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묻는다.

"What was he hiding behind his back?"

"Do you think it had anything to do with the Stone?"

"I'm going to see what section he was in."

"Dragons! Hagrid was looking up stuff about dragons! Hagrid's always wanted a dragon, he told me so the first time I ever met him."

(Harry Potter and the Socerer's Stone 230쪽 J.K. Rolwling / Scho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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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회화 공부를 위해 영문 소설을 읽는다면, 지문은 설렁설렁 넘기고 대화 위주로 읽는 게 속독의 비결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대화만 읽어도 파악이 되고, 대화문을 많이 읽으면 회화가 자연스럽게 는다.

위 문장을 읽을 때도, 암기할 때도, 의미 단락을 끊어서 읽고 외운다.

What was he hiding 뭘 숨겼어?

behind his back? 등 뒤에

Do you think 생각해?

it had anything to do with 관계가 있다

the Stone? 그 돌? (마법사의 돌)

I'm going to see 가서 봐야지

what section 어떤 부분에

he was in. 그가 있었는지

Dragons! 용!

Hagrid was looking up 해그리드가 찾아본 건

stuff about dragons! 용에 대한 것

Hagrid's always wanted a dragon, 해그리드는 늘 용을 원했어

he told me so 내게 그렇게 말했어

the first time 처음으로

I ever met him. 내가 그를 만났을 때

위의 대화를 암기하려면, 일단 10번 정도 소리내어 읽은 다음, 컨닝 페이퍼에 이렇게 적어둔다.

뭘 숨겼어? 등 뒤에. 넌 생각해? 관계가 있다고, 그 돌이랑? 가서 볼 거야, 어떤 부분에, 그가 있었는지. 용이야. 해그리드가 찾아본 건, 용에 대한 것.

이걸 보고 영어 문장 전체를 떠올리는 게 암기 연습이다. 이렇게 문장을 파악하면, 영어 직독 직해와 속독이 가능하고, 회화 응용이 쉬워진다.

What was she hiding under the table?

Do you think it had anything to do with Korean TV drama?

I want to know what film she is interested in.

She was looking up stuff about cosmetics. She always wanted fair skin, she told me so the first time I ever met her.

새로운 문장을 만들 때도 기본 뼈대가 되는 것은 기존에 외워둔 문장들이다. 괄호안을 상황에 맞는 단어로 채워주면 된다. 의미 단락 별로 영어를 외워두면 어떤 상황에서도 응용이 쉬워진다. 게다가 이렇게 문장을 파악하면 영어 책 읽기도 빨라진다. 한번에 몇 단어씩 묶어서 파악하는 게 저절로 버릇이 된다.

빌 게이츠가 탐내는 초능력을 얻는 방법? 많이 읽으면 된다. 영어책을 많이 읽고 외운 덕에 속독이 가능해졌고, 그 덕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읽은 덕에 영어 표현이 더 풍부해졌다.

새해 영어회화 책 한 권 외워보시라. 영어책을 외우는 것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익혀두는 것이 두고두고 이득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언젠가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다. 내 경우, 그냥 대본을 빠르게 파악하는 드라마 PD가 되더라. ^^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좋다. 어려서 꿈은 돈 벌어서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었다. 천하의 빌 게이츠도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는가. 굳이 갑부가 아니어도 도서관에 가면 책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마음껏 즐기시길, 공짜로 즐기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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