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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7일 07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07일 14시 12분 KST

[공짜 영어 스쿨] 영어, 인생의 확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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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21. 영어, 인생의 확장자

대학교 신입생 시절, 미팅 소개팅 도합 20번 연속으로 차였다. 왜 그렇게 인기가 없었을까? 가장 쉬운 답은 부족한 외모겠지만, 사실 연애는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입생 시절, 서울에 갓 상경한 촌놈인 나는 늘 기죽어 지냈다. 소개팅 가서 누가 뭘 물어도 딱히 대답할 게 없었다. 전공이든, 진로 희망이든, 취미든, 특기든, 그 무엇도 밝힐 수 없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종교에 대해 물어도, 머리를 긁적이며 "저는 그냥 무교인데요....."했다.

방위병 생활을 마치고 복학하면서 나는 확 바뀌었다. 영어를 독학으로 정복하고 나니, '나 참 멋진 놈인데?'라는 얼토당토않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전에는 '나 따위가 어찌 감히 그대와 만날 수 있겠어요.'라는 소심 모드였다면, 이제는 '이렇게 멋진 남자가 있는데, 오늘은 특별히 너에게 한번 기회를 줄까한다,' 라는 미친 자뻑 모드로 바뀌었다.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만났는데, "그래서 오빠는 종교가 뭐에요?" 하고 물어오면 씩 웃으며 말한다.

"넌 뭔데?"

"저는 교회 다녀요."

"그래? 난 예수님 가르침이 참 좋더라. 오죽하면 영어 성경을 통독했겠니? 잠언에 그 말씀 참 좋더라." 어쩌구 저쩌구.

성당 다니는 여학생을 만나면,

"결혼에 대해서는 난 로망이 있어요. 성당에서 결혼식 올리는 게 꿈이죠. 성당의 혼인 미사, 정말 좋더라구요. 아, 두 사람이 만난 인연을 이렇게 하느님이 맺어주시는구나, 정말 의미가 거룩하잖아요? 아, 누가 나 좀 성당으로 인도해주면 원이 없겠는데....."

부모님이 절에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 집이요, 대대로 절에 다녔잖아요. 우리 할아버지가 절에 가서 불공 드려서 얻은 귀한 아들이시거든요. 전 예전부터 절에 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해요." (사실 우리 나라는 3대 위로 올라가면 대부분 불교 집안이다. ^^)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군에 간 게 큰 한이었다. 복학하면 멋진 연애 한번 해보리라, 하는 게 방위병 시절 최고의 꿈이었다. 영어 공부하는 틈틈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1년에 200권을 읽어 울산남부시립도서관에서 주는 다독상까지 탔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어떤 주제가 나와도 대화에 자신감이 생긴다. '뭐 좋아하세요?' 하고 물어보고 상대의 전공이든 취미든 진로든 어떤 분야든 책에서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을 만날 거야.' 혹은 '나와 취미가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 나처럼 생긴 게 약한 남자에게 그런 호사스런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다. 소개팅 미팅 죽자하고 쫓아다녀도 한 번도 성공 못한 나다. 나를 만나주기만 하면 황송하지, 어딜 감히! 어느 여학생이랑은 한창 진도가 나가는데, 그쪽 엄마가 교제를 반대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이신 어머니가 모태신앙이 아니면 안된다고 했다고. 그냥 물러나진 않는다. "나처럼 신앙이 없는 사람을 예수님의 품으로 인도해주시는 게 참된 그리스도인의 길 아닐까?" 하고 들이댔는데, 안 먹히더라. 내 외모 탓이리라. 내가 잘 생겼으면 여자애가 가출이라도 했겠지. ^^

외대 통역대학원 후배인 지금 집사람을 만났는데, 고등학교 때 능인선원에서 학생부 활동을 했다더라. 장모님도 독실한 불교신자이시고. 바로 불경 공부를 시작했다. 요즘 나는 집에 법륜 스님 책이며 온갖 선사들의 책을 쌓아놓고 읽는다. 장모님을 만나면 최근 읽은 스님의 책인데 참 좋던데요, 하면서 책을 선물한다. 신혼 초 처가살이를 할 때는 아침마다 일어나 거실에서 108배를 올렸다. 장모님 눈에 띄기 쉬운 위치에서. ^^ 마누라가 이쁘면 처가 말뚝에도 절을 한다는데, 나는 좋은 인연 만나게 해주신 부처님께 절을 했다. 아침마다 108번씩. ^^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함부로 단정짓지 않는다. 나의 본성은 변하지 않겠지만, 삶의 표현 양식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영업사원이든 통역사든 드라마 피디든 늘 그렇게 바뀌게 마련이다. 부처님 말씀에, 집착을 버려야 고뇌가 준다. 무엇에 집착하지 않고 살고 싶다. 그 순간 나의 모습에 집중하고, 그 순간만이 진실인 것처럼 현재를 살 것이다. 남미 배낭여행중인 지금은 방랑자의 삶에 올인하고 있는 것처럼.

여행 다니다 보면 워킹 홀리데이하다 온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이 그러더라. 똑같은 워킹 홀리데이라도 영어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고 생활이 바뀐다고. 삶의 표현양식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인생의 확장자로 영어 만한 것도 없다. 요즘 해외 취업 이민을 준비하거나 아이 조기 유학 뒷바라지를 준비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도 영어가 성공의 관건이다. 닥쳐서 부랴부랴 이민 준비하고 유학 준비하면서 영어 공부하면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는 공부는 즐겁지가 않고. 인생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미리미리 해두시라. 90까지 사는 인생이다.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그 누구도 모른다.

인생 즐겁게 살자고 하는 영어 공부도 기왕이면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영어 공부를 즐길 수 있을까? 공짜 영어 스쿨은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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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찰텐의 피츠 로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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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