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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0일 06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30일 14시 12분 KST

뉴욕 걷기 여행 3대 명소

지난 추석에 아버지 모시고 미국에 3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돈 안들이는 공짜 여행으로는 역시 걷기 여행이 최고지요. 뉴욕에서 지내는 2주 동안 매일 2만보에서 3만보씩 걸어다녔어요. 그중 최고의 트레일 코스 3개를 뽑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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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센트럴파크

네, 이건 뭐 무조건 센트럴파크가 1등 먹습니다. 뉴욕에서 걷기의 메카는 역시 센트럴파크니까요. 일단 공원의 규모가 방대하고요. 여기저기 아기자기 재미난 것이 많습니다. 운동하는 뉴요커들, 거리의 악사들, 전세계에서 관광 온 사람들, 사람 구경하기에 최고지요. 전세계에서 온 신혼부부들이 웨딩 촬영을 여기서 하더군요. 저는 심지어 미국 드라마 촬영 현장까지 봤어요. 우리보다 조촐하게 하는 걸 보고 저예산 드라마인가 했어요. 스탭이 다 합해서 15명 정도? 그래도 옆에 스낵 테이블이랑 음료수는 다 갖춰놓고 촬영하더군요.

감독은 초짜같았어요. ^^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배우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많이 하더군요. 연기 디렉션 상의는 대본 리딩이나 리허설 때 하는 거지요. 일반인들이 구경하는 공중장소에서 촬영하면서 NG를 많이 내면 배우의 톤이 떨어진답니다. 배우가 기가 죽거든요. 초짜 감독들은 구경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NG를 내죠. 그래야 감독처럼 보이거든요. 나 살자고 배우 죽이는 길이죠. ^^

센트럴파크의 규모는 압도적입니다. 땅값이 비싼 곳에 이렇게 큰 공원이 말이 되나? 싶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땅값 비싼 자리에 무료로 개방된 공원, 바로 맨해튼 센트럴파크입니다. 공원 양쪽 끝으로 자연사 박물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있습니다. 박물관 구경 왔을 때 잠시 걸어보아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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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터리파크 프로머네이드

제주 올레길의 팬으로서 바닷길 트레킹을 좋아합니다. 시야가 탁 틔어서 좋거든요. 그런 점에서 맨해튼 최남단 배터리파크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도 좋았어요. 저 멀리 자유의 여신상도 보이고요.

월스트리트 역에 내려서 911기념관을 찾아간 후, 아래로 계속 내려가면 유명한 월가의 상징 황소상이 있습니다. 그 맞은 편이 보울링 그린이고 바다가 보이는 공원이 바로 배터리파크입니다. 왼쪽으로 허드슨 강을 끼고 오른쪽으로는 월가의 높은 마천루를 보면서 계속 걷는 산책로가 아기자기하게 참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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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루클린 다리

시티 홀 역에 내리면 뉴욕 시청, 법원, 경찰청 등 관공서가 몰려있는 시빅 센터가 있고요. 거기서 바로 브루클린 브릿지가 연결됩니다. 다리를 직접 걸어보는 건 재미난 경험입니다. 뒤로 조금씩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멀어지면서 전체의 모습을 드러내거든요. 일요일 오전에 갔더니 걷기 대회 행사를 하더군요.

재미난 복장으로 걷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도 있었어요. 미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 시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그냥 자기 좋은 대로 하고 살더군요. 제일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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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배낭여행은 92년 유럽이었어요.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직후였죠. 당시엔 동양사람을 보면 다 일본인이냐고 물었어요. 한국이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죠. 첫 직장 그만두고 호주로 배낭여행을 떠난 95년엔 아예 개량 한복을 입고 갔어요. 그랬더니 현지인들이 재미있어하면서 와서 어느 나라 전통의상이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요. 한국도 소개하고 자연스럽게 영어회화도 연습하고 좋았지요. 그런데 정작 한국 여행자들은 저를 멀리하더군요... 이상한 사람이라고. ㅠㅠ

그래도 인생의 행복은 하나예요. 남의 시선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사는 것! ^^

브루클린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클로버필드'같은 영화의 장면도 생각나구요. 영화 좋아하는 사람은 뉴욕에 꼭 한번 와봐야 합니다. 영화 속 장면이 다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음에 영화 볼 때 한마디 할 수 있죠. "아, 저기 타임즈 스퀘어는 말이야. 그 앞에 맥도날드가 있는데,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 이렇게. ^^


브루클린 다리를 건넌 후에는 '덤보'를 찾아가야죠. 무한도전의 캘린더 촬영지로 유명한 그 포인트. DUMBO 이름을 참 재치있게 지은듯.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 가서 사진 하나 찍고 계속 강변을 따라 산책하면 아까 걸어서 건넌 브루클린 다리가 보입니다. 유럽에서 여행 온 아가씨들이 이런 재미난 포즈를 취하며 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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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여행 온 20대 배낭족이 많았어요. 물가는 좀 비싸지만 한번 와볼 만하지요. 대신 장기 여행으로 오면 더 좋아요. 워낙 멀잖아요. 장기 여행 다니기 가장 좋은 시절이 20대에요. 취직하면 직장 스케줄상 힘들고, 결혼하면 육아 신경쓰느라 못 다니지요. 여행은 언제 가야 하는지 아세요? 네, 지금 가야 합니다. 미루면 미룰수록 힘들어집니다. 갈 수 있을 때, 시간이 될 때 갑니다. 돈이 없어도 일단 가야 합니다. 돈보다 더 소중한 건 시간이거든요. 20대 여행할 때 찍어둔 사진이 제일 예뻐요. 무슨 짓을 해도 귀엽고 발랄해 보이는 시기거든요. 떠나세요, 20대라면.

30대라면? 40대라면? 더더욱 떠나야지요, 더 늦기 전에. 시간이 갈수록 사진빨은 덜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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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명소에는 빠졌지만, 최근에 떠오르는 명소는 하이라인입니다. 고가 철로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산책로를 만들었는데요. 길은 좁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좀 치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추천명소에는 뺐어요. 그래도 일정이 여유로우면 한번 가보셔도 좋아요. 고가 산책로 옆으로 건물이 많고 재미난 벽화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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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사진을 모티브로 했지요? 키스하는 수병과 여인. 이 장면을 재연하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아, 보기만해도 싱그러워서 눈이 부시네요.

사랑도, 여행도, 20대에 해야 최고인것 같아요. ^^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다음에는 뉴욕 메트로 카드로 이용하는 공짜 라이드 여행을 소개하겠습니당~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