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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8일 11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18일 14시 12분 KST

도널드 트럼프에게 | 우리는 모두 무슬림이다

Michael Moore

도널드 트럼프에게,

아마 기억날 겁니다(당연히 기억나겠죠. '완벽한 기억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자랑했으니까). 1998년에 어느 토크쇼 출연을 위해 함께 같은 대기실에서 앉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말이죠. 그런데 방송 시작 직전 어느 프로듀서가 나에게 오더니 당신이 나와 함께 출연하는 것을 '불안해'한다고 알려줬죠. 그녀 말로는 당신은 내가 당신을 '발기발기 찢어놓을까봐' 걱정이 된다면 방송 중에 자기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을 해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오히려 놀란 나는 "저 사람은 내가 자기의 다리를 걸은 후 목이라도 조일 거라고 생각하나요?"라고 프로듀서에게 물어봤지요.

"아니요."라고 대답한 그녀는 "아무튼 당신한테 겁이 많이 나있는 듯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상하네. 우린 초면입니다. 저를 겁낼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죠. 사실 트럼프가 자기 이름을 여기 저기 붙이는 것을 즐긴다는 정도 외에는 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한마디 해주죠."

그래서 아마 잘 기억하고 있겠지만 내가 당신과 몇 마디 나눴습니다. 다가서서 나를 소개한 후 "방송 중에 내가 당신을 어떻게 할 거라고 걱정한다고 프로듀서가 말하네요. 그런데 솔직히 난 당신을 잘 모릅니다. 난 미시간 출신이에요. 그러니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다행이라는 듯 내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더니 이렇게 당신은 말했습니다. "그냥 아무 문제가 없기를 바라서 한 소리였어요. 카메라 앞에서 둘이 잘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엉뚱한 이유로 나를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놀린다?' 난 생각했죠. 여기가 초등학교입니까? 뉴욕 퀸스가 고향이라며 터프가이 행세를 하는 당신이 그 순간에 겁쟁이처럼 보이는 건 당연했습니다.

함께 토크쇼에 출연했고 아무 문제 없이 방송을 마쳤죠. 즉, 당신의 머리를 당기거나 당신 의자에 껌을 붙여놓는 일 같은 것은 없었다는 겁니다. 기억나는 게 있다면 세트를 나오면서 '트럼프 저 사람 엄청 쪼다네'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2015년 현재 당신은 수많은 성난 중년 백인 남성과 일치하는 견해, 즉 누군가가 당신을 해치려고 한다며 두려워하고 있죠. 그리고 당신은 그 누군가가 모든 무슬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살인을 행한 무슬림만이 아니라 무슬림 전체를 말이죠.

도널드, 다행히도 당신과 당신의 지지자들은 오늘의 미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는 성난 중년 백인 남성의 나라가 이젠 아니죠. 당신의 머리를 빙빙거리게 할 통계를 하나 봅시다. 다음 대선을 결정할 유권자의 81%가 여성, 유색인종 또는 만 18~35세 사이의 젊은이들이라는 사실. 즉, 당신도 아니며 당신이 이 나라의 통치자가 되기를 바라는 당신의 지지자들도 아닙니다.

그래서 절망과 정신이상에 빠진 당신은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자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나는 인종, 국가, 사상과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형제라고 배웠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당신이 만약에 무슬림을 금지하려면 나와 다른 모든 사람을 먼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모두 무슬림입니다.

더 나가서 우리 모두가 멕시코인이며 가톨릭 신자이며 유대인이며, 백인이며 흑인이며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유색 인종입니다. 우리는 모두 신(어떤 형태로 믿든 안 믿든)의 자녀이자 인류의 일원이며, 당신의 어떤 말과 행동도 그 명백한 사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죠. 이런 나라가 싫다면 당신의 '타워'에 앉아서 당신의 망언을 뉘우쳐 보는 수밖에.

그리고 인정이 넘치는 강인한 진짜 대통령을 - 적어도 자기 옆에 앉은 모자 쓴 미시건 출신 남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강한 리더 - 우리가 선출할 수 있게 당신이 빠져주면 됩니다. 당신은 전혀 터프하지 않습니다. 한참 됐지만 그래도 그런 당신을 가까이서 직접 목격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에 난 감사합니다.

이젠 우리 모두가 무슬림입니다.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행운을 빌며,

마이클 무어

PS. 이 편지를 읽는 모든 독자에게 부탁합니다. 여기를 방문하여 '우리 모두가 무슬림이다'에 서명한 후 직접 만든 팻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트위터,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에 #WeAreAllMuslim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려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받은 사진들을 내 사이트에 게재한 후 그 링크를 당신과 트럼프에게 보내줄 예정입니다. 당연히 당신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