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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9일 06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29일 12시 12분 KST

나도 수능 영어 32번 질문을 읽으면서 당황했다

질문마다 32번 수능 문제처럼 정확하게 설명돼 있지 않고, 복잡하게 말하다가 어떻게 보면 시험 보는 사람을 속이는 점도 있는 것 같았다. 입장마다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에는 딱 하나만 맞는 답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A도 되고 B도 되는데, B나 C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질문에는 A, B, C, D 다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내 영어실력이 그렇게 쓰레기인가 싶었다.

나는 영어원어민인데 IELTS시험에서 만점을 받지 못했다.

최근에 수능 영어 32번 문제 풀어본 미국인의 반응이라는 영상이 한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나도 이 수능 영어 질문을 읽으면서 당황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질문은 완전 헛소리였다. 이분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들이 보는 수능이지만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TOEIC이나 IELTS 시험을 치는 만큼 그 수준은 다를 게 별로 없다.

언제나 내 주변에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 친구들 굉장히 많았다. 나는 영어 원어민으로 가끔식 이 친구들을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친구들의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거다. 왜냐하면 나에게도 어려운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이 문법 규칙 어떻게 되는 거냐, 왜 이 단어 쓰는 거냐, 왜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냐 등과 같은 질문에 나의 답변은 항상 똑같았다. "나도 모르지 그냥 그렇게 하는 거야." 영어원어민이라도 기본적으로 어떤 영어문법이나 규칙은 언어 전문 전공자가 아니면 배우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주변에 TOEIC이나 IELTS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친구도 언제나 많았다. 처음에는 이 친구들이 그냥 오버스럽게 불평하는 것인 줄 알았다. 어느날 한번은 한국친구에게 말실수를 했었다. "뭐가 그렇게 어려워? 그냥 니가 공부 열심히 안하는 거겠지." 물론 이 말 한마디 때문에 그 친구와 사이가 순간 안 좋아졌지만, 그때 이 친구가 나에게 도전을 냈다. "그럼 너도 한번 해봐." 승부욕이 강한 나는 당연히 이 도전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한번 IELTS쳐봤다.

시험등록을 해서 제대로 본 건 아니었지만 '읽기' 부분을 나랑 내 친구가 같이 제대로 풀어봤다. 혼자 도서관에서 IELTS 시험을 40분 동안 봤다. 머리가 아팠다. 질문마다 위의 32번 수능 문제처럼 정확하게 설명돼 있지 않고, 복잡하게 말하다가 어떻게 보면 시험 보는 사람을 속이는 점도 있는 것 같았다. 입장마다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에는 딱 하나만 맞는 답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A도 되고 B도 되는데, B나 C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질문에는 A, B, C, D 다 아닌 것 같은데... 나도 40분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내 영어실력이 그렇게 쓰레기인가 싶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친구한테 했던 말은 "미안하다"였다.

나는 IELTS시험에 만점은커녕 80% 정도의 점수를 기록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IELTS이나 TOEIC의 목적은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영어 커뮤니케이션(시험점수가 아닌)을 잘하고 싶다면 팁을 하나 알려드리겠다. 미드나 외국영화, 음악, 음식, 문화 등에 집중해라.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보다 더 자연스러운 영어실력이 다져질 것이 확실하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면 문화도 접하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들과 문화적으로 서로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말할 거리도 생기게 된다. 유머코드도 배우면서 같이 농담을 칠 수 있고, 그렇게 되면서 친구를 사귀고 더 연습하게 된다. 이런 프로세스가 되면서 영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어지는 거다. 그래야 이런 헛소리 같은 시험들도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코켄의 블로그 "더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