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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16일 14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18일 14시 12분 KST

난 무슬림으로서 '표현의 자유 근본주의자'들의 위선이 진절머리 난다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 아무런 제약이 없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적어도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한다. 아니면 품위와 절제 차원에서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언론에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조롱하는 만평을 소개한 적이 있었나? 없다고? 9/11 희생자들이 트윈타워에서 떨어지는 만평은?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난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그리고 왜 당신들은 확연한 이중잣대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를 하지 않나? 2008년 샤를리 엡도가 반-유대인적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만평가를 해고한 사실을 모르고 있나?

ASSOCIATED PRESS

'진보 인사'들에게.

당신들도 또 나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9/11이 일어나자 "우리 편이 아니면 테러범 편이다"라고 하던 그의 유치한 발언을 기억하나? 그런데 최근 일어난 끔찍한 테러에 대한 당신들의 반응은 그의 구호를 업데이트한 것이나 다름없다. 즉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지 않으면 표현의 자유를 반대하는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이다. 샤를리 엡도 아니면 자유를 증오하는 광신주의자, 둘 중에 하나라고 단정하는 것이다.

매우 간단한 부탁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제발 그만하기 바란다. 이런 행동이 테러범에게 맞서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분열을 조장하고 상대를 악마화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피 묻은 손에 놀아나는 것밖에 안 된다.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계몽된 서양과 대비되는 야만적인 무슬림이 있다고 하는 셈이다. 당신들은 1월 7일 파리 총격이 표현의 자유를 겨냥한 것이라고 계속 외치고 있다. 보수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당신들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인류를 향한 전쟁 선포"라고 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인사인 존 스노우(Jon Snow)도 "문명의 충돌"을 거론하며 "유럽은 언론의 자유를 지향한다"는 식의 둔감한 얘기를 트위터에 했다.

파리의 비극에 대한 비탄 속에 위선과 과장이 난무한다. 이번 사건이 상상을 초월한 악의적 행위였다는 것은 사실이다. 죄 없는 사람들을 겨냥한 용서할 수 없는 무자비한 살인행위였다. 그렇지만 정말로 표현의 자유를 "암살하려는 의도"(ITV의 마크 오스틴에 의하면)였다고 할 수 있나? "자유로운 사고"에 대한 우리의 신념을 "훼손"(스티븐 프라이가 말했듯이)한 것인가? 난 이번 사건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은 젊은이들이 저지른 범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들이 과격화 된 계기는 2006년이나 2011년에 만평에 묘사된 선지자 무함마드의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2004년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고문의 이미지 때문이다.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 아무런 제약이 없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적어도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한다. 아니면 품위와 절제 차원에서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각자 그 선을 어디에 놓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당신들의 언론에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조롱하는 만평을 소개한 적이 있었나? 없다고? 9/11 희생자들이 트윈타워에서 떨어지는 만평은?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난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옥스퍼드 철학자 브라이언 클러그가 제시한 '사고 실험'을 생각해보자. 그는 1월 11일에 파리에서 개최된 시위에 "나는 셰리프다"(샤를리 앱도 사건 테러범 중 한 사람인 셰리프 쿠아치)라는 배지를 달고 누군가 나타났다고 상상해보자고 한다. 이뿐 아니라 살해된 언론인들을 조롱하는 만화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그는 덧붙인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을까?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외로운 영웅으로 이 남자를 취급했을까? 아니면 극심한 모욕감을 느꼈을까?" 클러그의 결론, 즉 그 남자는 "목숨을 부지해 도망갈 수 있었다면 운이 좋은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나?

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한다. 언론인이나 만화가를 총격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누구를 불쾌하게 할 권리는 있지만 그 행동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당신들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또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권리가 있다고 해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당신들이 "나는 샤를리다"라고 할 때, 이 잡지가 흑인인 프랑스 법무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를 원숭이에 빗댄 것을 지지한다는 뜻인가? 또 에드워드 사이드를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게 할 코 큰 아랍인에 대한 캐리커처는 어떤가?

인종차별적 그림으로 인종차별을 조롱하는 것은 꽤 미심쩍은 풍자 방법이다. 과거 샤를리 엡도에 재직했던 언론인 올리비에 시란은 2013년에 9/11 이후 "이슬람공포 노이로제가 차차 쌓였고" 그 결과 잡지가 "정치적 영향력이 전혀 없는 소수 종교인에 대한 공격"을 옹호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샤를리가 될 수도 없고 또 되고 싶지 않다. 만약 누군가를 추종하고자 한다면 이 잡지의 권리를 보호하다 피살된 무슬림 경찰 아흐메드를 따라야 한다. 작가 태주 콜이 얘기했듯 "가당찮은 표현을 옹호하지 않으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왜 당신들은 확연한 이중잣대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를 하지 않나? 2008년 샤를리 엡도가 반-유대인적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만평가를 해고한 사실을 모르고 있나? 또 2005년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던 네덜란드 신문 '율란츠 포스텐'이 예수를 조롱하는 만화를 "격렬한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싣지 않았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대한 만평은 싣지 않겠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는 것도 알지 못했나?

크리스천이나 유대인보다 무슬림은 더 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회적 배경도 중요하다.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을 비방하고 있는 현시점에(독일을 방문해보라) 또 교육과 취업, 일상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상황에서 당신들은 우리 보고 그런 것은 다 무시하고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을 보고 웃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드론 공격 반대활동으로 수감된 언론인을 풀어줘선 안 된다고 예멘 정부에 요구한 오바마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것이 거슬리지 않나? 2014년에 가자에서 7명 언론인의 목숨을 앗아간 베냐민 네타냐후가 파리 시위에 참석한 것을 보고 역겹지 않았나? 그리고 베냐민 옆에는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면 5년 형까지 처해질 수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과 "민주주의 전복"을 꾀하는 비폭력 극단주의자의 TV 출연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이 있었다.

또 독자들의 문제도 있다. 그들과 제발 대화하기 바란다. YouGov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영국 유권자 82%가 양귀비 모형을 태운 시위자들을 (2011년 종전기념일에 영국 무슬림들이 종전 기념의 상징인 양귀비 모양의 인형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임) 처벌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확실히, 무슬림들만 모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메디 올림.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에 게재된 블로그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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