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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30일 08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30일 14시 12분 KST

옷을 벗자

7년 미국에서 살다 2012년 한국 돌아왔을 때였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원피스 위에 가디건을 꼭꼭 걸치고 다니는 한국 여자들의 모습이 첫눈에 히잡을 꼭꼭 쓰고 다니는 아랍여성들처럼 보였었다. 미국 살면서 처음으로 여름철에 어깨와 팔이 다 드러나는 원피스, 민소매를 입어봤었다. 겨드랑이로 바람이 솔솔~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힘껏 가디건을 내팽개쳤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춤추러 나간다고 망사치마 입은 사진을 올렸을 때 미국에 사는 한 친구가 '쫌 더 야한 날개를 걸치시지~'하는 댓글을 딱 달았다. 갑자기 띠딩~했다.

7년 미국에서 살다 2012년 한국 돌아왔을 때였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원피스 위에 가디건을 꼭꼭 걸치고 다니는 한국 여자들의 모습이 첫눈에 히잡을 꼭꼭 쓰고 다니는 아랍여성들처럼 보였었다. '아이구 더워라~~저 가디건을 벗어 제치면 얼마나 시원한데~~왜 저렇게 답답하게 걸치고 다니는 거지?' 미국 살면서 처음으로 여름철에 어깨와 팔이 다 드러나는 원피스, 민소매를 입어봤었다. 겨드랑이로 바람이 솔솔~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힘껏 가디건을 내팽개쳤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에 돌아와선 민소매와 끈원피스 입고 돌아다니기 힘들었다. 누가 때리는 것도 아닌데. 슬그머니 가디건을 꺼내 걸치는 게 아닌가? 민소매를 입고 맨해튼을 활보하고 다녔는데 서울에선 왜 속옷차림으로 다니는 느낌이 드는 걸까? 미국에서는 길거리에 모르는 사람 천지여서 그랬을 수도 있고, 모두들 벗고 다니니 자연스러운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한국 온 지 2년이 넘으면서 여름철에 민소매만 입고 길거리에 나서는 건 쫌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ㅠㅠ

춤공연 때 웃옷으로 뭘 입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미국 사는 친구가 페이스북에 댓글을 딱 남긴 게다. "그렇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길거리에서는 아니더라도 무대에서라도 좀 더 야하게~좀 더 시원하게 벗고 춤추자~" 싶었다. 어제 하루 훌훌 벗고 신나게 춤췄다.

숙명여대 축제 때 선정적인 의상착용 제한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씁쓸했었다. 자기가 좋아 벗든, 꼬시려고 벗든, 벗는 게 도대체 무에 문제인가? 싶다. 여자들이 활활 벗고 다니는 미국이나, 꽁꽁 싸매고 다니는 아랍이나, 벗기도 싸매기도 하는 우리나라나... 아무리 찾아봐도 여성의 패션과 성폭행 비율과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통계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나도 좀 더 벗은 남자의 몸매를 보면 좋고, 만지고 싶고, 같이 자고 싶고~그런 맘이 든다. 그런데 그렇다고 엎어뜨리나? 자기 벗은 몸도 즐기고, 남의 벗은 몸도 즐기자. 엎어뜨리기는 범죄니까 고것만 말고 실컷 맘껏 즐기자~!

9월 28일 선유도공원에서 열린 '서울무도회' 행사. 참여연대 춤공연팀 '서울노마드'의 '마술치마의 춤' 공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