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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16일 06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0월 16일 14시 12분 KST

뛰어야 달라지나?

철들고 내가 시청 앞 광장에 나가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마다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했다. 좋은 방향으로. 2014년 8월 15일. 시청 앞 광장에 또 나갔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범국민대회'. 내 발로 찾아갔다. 나까지 찾아갔으니 분명 달라질게다. 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른 점이 있다. 나는 시청 앞 광장을 뛰어다니지 않았다. 조용히 앉아 있거나 걷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했다. 그래서 안 달라지나? 뛰어야 달라지나? 뛸까?

철들고 내가 시청 앞 광장에 나가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마다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했다. 좋은 방향으로.

1980년 봄. 대학교 2학년생으로 최루탄 맞으며 처음 시청 앞 광장을 뛰어다녔었다. 당장은 무자비한 독재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고통을 겪어내야 했지만, 그때 시청 앞 광장을 뛰어다닌 우리 청춘들의 힘이 결국 세상을 바꿨다. 1987년 6월. 대학원생으로 시청 앞 광장을 또 이리저리 뛰어다녔었다. 그땐 확실히 6월 항쟁을 이뤄냈다. 그리고는 직장인으로 시청 앞 광장을 늘 바쁘게 왔다갔다 지나다녔지만 어깨 걸고 뛸 일은 별로 없었다. 아 참. 2002년. 월드컵에 환장해 시청 앞에서 광화문까지 마구 뛰어다녔었다. 그래. 그 뛰어다님도 우리 사회를 엄청 바꾸긴 바꾸었네.

그리고 외국에서 좀 살다 돌아온 지난 2013년. 오랜만에 시청 앞 광장에 나갔다. 국정원 댓글 규탄 촛불시위때였다. '정치적 감각이 상당히 떨어지는', '많이 개인적인', '정말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등등의 수식어로 설명될 수 있는 '나'라는 존재가 시청 앞까지 내 발로 찾아가면 세상이 분명 바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시청 앞 광장을 뛰며 돌아다녔을 때는 늘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어라~?? 그런데 안 바뀌네!!! 그리고 오늘. 2014년 8월 15일. 시청 앞 광장에 또 나갔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범국민대회'. 내 발로 찾아갔다. 나까지 찾아갔으니 분명 달라질게다. 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른 점이 있다. 2013년, 2014년 나는 시청 앞 광장을 뛰어다니지 않았다. 조용히 앉아 있거나 걷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했다. 그래서 안 달라지나? 뛰어야 달라지나? 뛸까?

앞에 3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규탄 촛불시위때 열심히 그린 그림들이다. 2014년 8월 15일 범국민대회때 그린 마지막 그림은 좀 더 다듬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