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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17일 05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5월 17일 14시 12분 KST

두 발로 걸을 수만 있다면, 춤을 추자!

나도 춤을 출 수 있을까? 몸치, 박치라서 춤을 못 춘다는 생각은 버려도 좋다. 대부분의 춤 동호회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스텝을 밟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왕초보 과정부터 운영한다. 불과 한두 달 만에 한 곡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대부분 신기해한다.

최경진

유투브 조회수 세계신기록을 세운 싸이(Psy)의 '강남스타일'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단연 '춤'이다. 말이 엇박자로 달리는 모습을 흉내낸 '말춤'은 보기엔 다소 우스꽝스러워도 막상 춰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쉽다. 게다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흥겨운 리듬과도 절묘하게 잘 어울려 전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춤이 되었다.

전세계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춤.

춤이란 과연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 춤은 '장단에 맞추거나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출처: 국립국어원)'이라고 설명한다. 영어권에서는 'A dance is a particular series of graceful movements of your body and feet, which you usually do in time to music.(출처: Collins Cobuil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 이다. 사실상 동일한 의미이다.

처음에는 주술, 종교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쾌락이 아닌 인류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즐기는 행위로 변모했다. 특히 이성 앞에서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표현으로 널리 애용되었다. 춤은 왕족부터 천민까지 신분에 상관 없이 누구나 췄다. 인류의 역사는 춤과 함께 발전했다. 춤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노예해방이 이루어진 19세기 중엽 이후에도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던 흑인들이 슬픔과 고뇌, 절망 등을 블루스로 표현했다. 쿠바의 살사와 아르헨티나의 탱고는 물론 우리나라의 아리랑도 시대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전세계적으로 춤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춤'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더라도 춤으로는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국내에는 약 2만 개가 넘는 춤 관련 동호회가 있으며, 여기에서 활동하는 동호회원은 약 400만 명이 넘는다. (출처: 네이버, 다음 춤 관련 카페 집계) 전 국민 열 명 중 한 명꼴로 춤을 추는 셈이다. 이 숫자는 해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한국 비보이(B-boy)의 활약은 대단하지만 일반인이 시작하기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댄스스포츠는 두 다리로 걸을 수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프로댄서와 커플을 이루어 매주 살사, 탱고, 자이브, 퀵스텝, 왈츠 등 각종 댄스스포츠를 선보이며 시즌 2까지 인기리에 진행되었다. 연예인들의 색다른 모습과 도전 정신에 시청자들은 매번 환호했다. 이 프로에는 중간 중간 축하 공연으로 댄서들이 나와서 화려한 개인기과 팀워크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곤 했는데 그들은 대부분 평범한 20~30대 직장인들이다. Mnet의 <댄싱9>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올해 6월에 시즌2가 방영될 예정이다.

영화 <쉘 위 댄스> 中

일본 영화 <쉘 위 댄스>에서는 무료한 일상을 살던 중년의 직장인이 우연히 춤을 배우면서 겪는 삶의 변화에 대해 보여준다. 모범 가장이던 남자 주인공은 몸을 움직여 춤을 추는 과정에서 순수한 즐거움과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이 영화는 집과 직장이 삶의 공간의 전부인 한국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동호회에서 '무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직장인 이은정(29) 씨는 친구의 권유로 5년 전 스윙댄스를 시작했다. 그녀는 "원래도 춤은 좋아했지만 스윙댄스를 하면서 취미라고 내세울 만한 게 생겼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삶의 만족도! 만족스럽지 않은 신체조건 대신 건강한 몸을 갖고 있는 걸 감사하게 되었다. 춤을 추면 내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온전한 내가 되는 기분이 든다."라고 말한다.

나도 춤을 출 수 있을까?

몸치, 박치라서 춤을 못 춘다는 생각은 버려도 좋다. 대부분의 춤 동호회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스텝을 밟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왕초보 과정부터 운영한다. 불과 한두 달 만에 한 곡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대부분 신기해한다. 복장에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TV 불륜 드라마에서 봤던,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윙댄스는 움직임이 편한 청바지나 치마에 티셔츠를 입고 커피숍처럼 밝은 조명 아래에서 몸을 움직인다.

춤을 배우고 싶으면 네이버나 다음 카페에서 '커플댄스, 스윙댄스, 살사, 탱고, 자이브' 등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춤 동호회가 나온다. 동호회 규모나 역사도 중요하지만 집이나 직장과의 거리, 내실 있는 운영, 회비, 동호회 회칙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하는 편이 좋다.

춤의 역사와 문화, 주요 인물 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책을 추천한다.

[춤 관련 추천 도서]

<춤의 유혹> 이용숙 저 | 열대림

살사, 자이브, 파소도블레 등 열정과 관능의 춤 '라틴댄스'에서부터 욕망과 유혹의 춤 '탱고', 예술적 황홀경의 '플라멩코', 커플댄스의 혁명 '왈츠', 지배권력의 과시 '궁정댄스'까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몸짓 '춤'을 다룬 책. 『춤의 유혹』은 몸의 움직임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춤이라는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르헨티나 탱고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태어났는지, 집시들이 추는 진짜 플라멩코는 스페인 플라멩코 바의 아름다운 공연과 어떻게 다른지, 교회와 국가는 왜 사교댄스를 금지했는지, 왈츠는 어떤 성격 때문에 인기를 끌었는지 등 춤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춤의 사회 경제사를 들려준다.

<로맨스 파파> (영화 '쉘 위 댄스' 원작) 수오 마사유키 저/한성봉 역 | 동아시아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상영되어 화제를 모았던 영화 'Shall We Dance?'의 원작소설. 그러나 감독이 직접 소설화한 이 작품은 영화와는 또 다른 결말을 보이고 있어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감독 특유의 유머와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중년의 삶을 섬세하되 편안하게 그리고 있어 자녀들은 아버지의 삶을, 이 시대의 아버지는 당신의 모습을 다시금 깊이 공감하며 더듬어볼 수 있다.

<서른 살에 처음 시작하는 스윙 살사 탱고> 깜악귀 저 | 북하우스

『서른 살에 시작하는 스윙 살사 탱고』에는 대표적인 소셜 댄스인 스윙, 살사, 탱고에 입문하는 방법과 각각의 춤들의 특징과 차이점을 알려준다. 각 춤들을 배울 수 있는 동호회와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정보들, 춤을 추기에 좋은 추천 음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일반인들에게 낯설 수 있는 소셜 댄스 문화를 맛깔나는 에피소드와 사진을 통해 쉽게 보여준다. 책 마지막 부분에 실린 '베트남 린디홉 익스체인지(VLX)' 경험담에는 춤을 통해 처음 만난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저자의 체험과 감동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박종호 저 | 시공사

풍월당 대표이자 정신과 전문의, 클래식과 오페라 비평가인 박종호가 이번에는 탱고를 소개해 주기 위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향한다. 우리나라와 정반대편에 있는 머나먼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삶을 간직한 탱고와 예술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소개된다. 탱고가 어떻게 발전하여 문학과 음악을, 더 나아가 아르헨티나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낳았는지 살펴보자.

<길을 잃은 후, 길을 찾다> 라우(박정근) 저 | 뮤진트리

10년 전 첫 파리 여행에서 우연히 탱고를 만난 뒤, 오로지 탱고를 추고, 배우고, 가르치는 삶을 살아 온 남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탱고 여행을 떠난다. '진짜' 탱고를 만나기 위해서. 낮이면 탱고 마에스트로를 찾아가 강습을 듣고, 해가 지면 부에노스아이레스 구석구석 탱고 클럽을 찾아다니며 전 세계 땅게로스(탱고를 추는 사람들)들과 어울려 밤새 탱고를 추었다. 기쁨과 좌절, 천국과 지옥이 교차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영화처럼 달려가던 탱고 여행은, 뜻밖에도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 조금씩 '진짜' 탱고의 조각들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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