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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4일 08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4일 14시 12분 KST

코카콜라를 수집해서 행복한 남자 '김근영'

제품 패키지(병, 캔)를 수집하는 사람부터 코카콜라가 오래 전부터 다양하게 만들어서 공급했던 각종 판촉물이나 광고물을 수집하는 사람까지 수집의 분야도 다양했다. 병, 캔 같은 일반 제품 패키지부터 수집용 한정판 패키지 뿐만 아니라 각종 제휴 프로모션용 컵과 식당이나 소매점에 제공하는 판촉용 컵, 전화기, 필기구, 전화카드 등 코카콜라가 만들었거나 코카콜라가 그려져 있는 것들은 열심히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은 1000여점이 넘는 콜라 컬렉션을 일궈냈다.

2014년 6월 개막된 브라질 월드컵은 단지 축구게임만 치루는 게 아니다. 대회가 개막되자마자 각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도 개막되는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스포츠 마케팅이라고 하면 보통 에어조던으로 대표되는 나이키를 연상하기 쉽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가장 돋보이는 광고를 펼쳐왔고, 국제축구연맹의 가장 오래된 후원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 '코카 콜라'다.

코카콜라의 스포츠 마케팅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아이템이 '월드컵 한정 제품'이며 전 세계의 콜라병 마니아들은 이 한정판을 구하기 위해서 또 다른 경쟁을 벌인다. 콜라를 수집하는 것이 낯설겠지만 콜라의 본거지 미국에서는 코카-콜라 수집가 클럽(Coca-Cola Collectors Club)은 1974년에 조직되어 그 아래 주별로 지부(Chapter)들이 따로 있으며 수만 명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정기적으로 월간 소식지를 발행하고, 코카-콜라사에서 유일하게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을 받지 않고 코카-콜라의 이름과 트레이드마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된 단체이다. 코카콜라의 수집가 클럽이지만 코카콜라로부터 후원도, 관련이 없이 오직 코카콜라와 관련 물품을 소장하고 수집하기 위한 목적을 지향한다. 클럽에서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연1회 국제 정기 총회를 비롯하여 각 지역의 지부별로 크고 작은 행사들을 개최한다. 말하자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콜라수집이 별난 몇 사람만의 희귀한 취미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말레지이아만 해도 2014년 5월에 제 4차 연례 코카 콜라 수집가 박람회가 개최될 정도로 점차 콜라수집가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짐 버거라는 수집가가 벼룩시장에서 5달러를 주고 구매한 '와인 병'을 무심결에 보다가 놀랍게도 코카콜라의 설립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조사 끝에 그 병은 무려 130년 전에 최초로 생산된 전세계에 단 3개만 존재하는 콜라병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구매한 가격의 1,500배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돼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콜라 수집가 김근영씨는 카드사, 통신사 등 여러 회사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하다가 현재 식품전문 쇼핑몰 운영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사실 그의 콜라 수집은 자신의 직업과 연관이 있는데 마케팅 전문가로서 세계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인 코카 콜라의 병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은 곧 그 자체가 훌륭한 마케팅 공부다.

왜 하필 콜라병인가?

사실 수집가를 소개하는 책 <수집의 즐거움>을 집필하면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한 수집의 분야가 바로 김근영씨의 '콜라병' 수집이었다.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문예평론가이자 미술수집가였던 야나기 무네요시는 아름다운 무언가를 찾으려는 마음이야 딱히 어느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애초부터 존재하는 바라고 말했다. 기성세대가 어렸을 때 구슬과 딱지를 모으고, 요즈음 아이들이 포케몬 카드를 모으는 것을 보면 수집이라는 것이 어느 몇몇 사람의 유별난 취미 활동은 아니며 다만 그 대상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의 문제라고 김근영씨는 말한다.

콜라를 수집하면서 김근영씨는 왜 하고 많은 수집 품목 중에서 콜라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많이 받았다. 그는 '그냥 좋아서'라는 극히 단순한 대답을 가장 먼저 한다. 학문적, 직업적 백그라운드와 연관 있어서든 아니면 직관적으로 코카-콜라의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이 아름다워서든 그가 좋아하기 때문에 소유욕이 발동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콜라수집은 일기나 메모처럼 그만의 방법으로 시간을 기록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패키지 디자인에는 모든 역사는 아니지만 당대의 중요한 행사를 디자인으로 담겨있다. 올림픽, 월드컵 또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특정 발매국의 상황이나 이벤트가 작은 캔 또는 병위에 디자인으로 남겨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콜라는 단지 하나의 수집품목이 아닌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추억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 가령 2002년 월드컵 코카콜라 제품을 보면 축구라는 운동으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되던 2002월드컵을 기억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코카콜라를 보면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감격적인 순간이 김근영씨의 눈앞에 선하다고 한다.

세 번째는 기대하지 않던 사소한 재미인데 수백, 수천만 원짜리 명품 백을 수집할 순 없지만 그 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페레가모나 베르사체,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코카-콜라는 얼마든지 수집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프트펑크나 데이비드 게타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부르는 노래가 아닌 그들이 디자인한 코카-콜라를 소유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네 번째, 혼자의 힘으로는 수집에 한계가 있다 보니 자연스레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되는데 특히 코카-콜라 같은 경우 해외 수집가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자연스레 외국인들과 교류를 한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보편화되어 예전보다는 훨씬 더 쉽고 편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회가 되면 수집가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하는 박람회나 회합에 참여도하고, 해외에 가게 되면 직접 만나기도 하고,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애초에 의도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집품의 가치가 올라 기대하지 않았던 금전적 이익을 얻기도 한다. 김근영씨도 소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발매된 호돌이가 그려져 있는 코카-콜라병은 현재 시세가 100만원이 넘을 뿐더러, 그 돈을 주고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콜렉터다" 라는 요한 볼프강 괴테의 말처럼 김근영씨에게는 콜라 컬렉션을 소유한다는 자체가 최고의 행복이고 만족감을 준다.

그의 실질적인 콜라 수집은 김근영씨가 출장차 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주경기장에 마련된 코카콜라 기념품 가게에서 시드니 올림픽 마스코트가 프린트캔 콜라 캔을 보고 첫눈에 반하면서부터다. 그동안 보아왔던 콜라병과는 확연히 다른 멋스러운 디자인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선 눈에 띄는 대로 시드니 올림픽 마스코트 버전 3개를 시작으로 그의 콜라 수집 인생은 시작되었다.

음료수로만 알고 있던 코카콜라가 올림픽 경기장에서 올림픽 기념핀(배지)도 만들어 팔고, 다양한 브랜드 상품들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보고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수집하고 있었다. 제품 패키지(병, 캔)를 수집하는 사람부터 코카콜라가 오래 전부터 다양하게 만들어서 공급했던 각종 판촉물이나 광고물을 수집하는 사람까지 수집의 분야도 다양했다. 병, 캔 같은 일반 제품 패키지부터 수집용 한정판 패키지 뿐만 아니라 각종 제휴 프로모션용 컵과 식당이나 소매점에 제공하는 판촉용 컵, 전화기, 필기구, 전화카드 등 코카콜라가 만들었거나 코카콜라가 그려져 있는 것들은 열심히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은 1000여점이 넘는 콜라 컬렉션을 일궈냈다.

수집 방법

김씨가 콜라 관련 상품을 장만하는 코스는 크게 세 가지. 여행ㆍ출장, 그리고 인터넷 등이다. 아루래도 요즘은 인터넷을 통한 수집을 주로 하는데 그가 애용하는 사이트는 다음 몇 곳이다

[이베이]

이베이에 없으면 세상에도 없다는 구호가 헛말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장터답게 그 어떤 사이트보다 판매 물량이 풍부하다. 그리고 결제 방식도 paypal과 연계되어 있어 익숙해지기만 하면 국내 쇼핑몰보다 온라인 결재가 더 간편하고 안전하다. 각 회원별로 신용도가 정확히 표기되어 있어서 사기 당할 확률이 오히려 국내 중고 장터보다 낮은데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제품에 하자가 있다든가 불만이 있을 경우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은 많다. 이베이의 가장 큰 장벽은 해외배송을 하지 않는 판매자이다. 이런 경우 미국의 지인의 주소로 일단 배송 받는 수집가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Colette - www.colette.fr]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패션 편집매장이다. 프랑스에서 발매되는 한정판들을 실시간으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 좋은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해외배송은 DHL만 지원하여 배송비가 비싼 것이 흠이다.

[Coca-Cola Bottles - New Releases]

Facebook 내에 개설된 코카 콜라 수집가들의 클럽이다. 전 세계 Coca-Cola 신규 발매 소식을 소재로 한 페이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입수한 신규 제품들의 정보를 등록하고 또 자신이 입수한 소장용 콜라를 포스팅한다. 콜라 수집가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정보도 얻고 다른 회원들의 수집품을 감상하는 기회도 되니 여러모로 유용한 곳이다. 운영자가 별도의 블로그를 통해 개인 간 교환 및 거래도 하고 있다.

[코카-콜라 수집가 카페 ; cafe.naver.com/colacorea, cafe.naver.com/cocacolalove]

최근에는 한국에도 코카-콜라를 수집하는 인구가 늘어나다보니 인터넷상에 수집가 카페가 다수 생겨나고 있다. 그중 '코카-콜라의 아름다운 세상'과 '코카-콜라를 사랑하는 모임'은 활동 회원 수도 많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수집가들이 많아 초보자들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페 내 회원 간 분양 및 교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김근영씨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한정판을 손에 넣기 위해 외국 수집가와의 맞교환도 감행한다. 2012년 9월 14일 페이스북 친구인 필리핀 출신 수집가인 Norman씨에게서 쪽지가 왔다.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한국에 방문할 예정인데, 어디에 가면 코카-콜라 병들을 구입할 수 있는지, 특히 그해에 출시되었던 장폴고띠에 에디션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오면 필리핀 코카-콜라 병들과 김근영씨의 한국 코카-콜라 병들을 교환하기로 약속을 했다. 2012년 9월 28일이 명절 전 마지막 출근일이어서 일찍 퇴근을 하고 Norman씨를 만나러 강남에 있는 R 특급호텔로 향했다. 명절 전날이라 그런지 도로 사정은 최악이었고 계속 sns로 대화를 주고받았지만 결국 Norman은 직접 만나지 못하고 그가 데스크에 맡겨둔 콜라병만 챙겨서 왔다.

코카-콜라 물통, 음료수통 2종 세트

김근영씨는 코카-콜라의 수집의 한 방법으로 SNS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그의 친구목록에는 콜라수집가뿐만 아니라 콜라와 연관이 있는 품목인 다른 음료수, 맥주수집가도 포함한다. 그가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코카-콜라 물통, 음료수통 2종'세트를 구하게 된 계기도 평소에 벨기에의 맥주 컵 받침대 수집가와 친분을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600㎖의 제법 큰 사이즈에다 붉은 색 코카 콜라문양이 디자인된 이 제품은 튼튼한 알루미늄소재여서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특이한 콜라병

[125주년 기념 코카-콜라]

2011년은 코카-콜라가 세상에 나온 지 125주년이 된 해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100년이 넘도록 최고의 인지도를 구가하고 꾸준히 젊은 느낌을 유지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브랜드 가치만 65조에 이른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코카-콜라가 100년이 넘은 브랜드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건강하도록 유지한 공이 크다. 젊고 건강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제품설계, 생산, 판매, 마케팅뿐만 아니라 콜라를 담는 용기를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새로운 디자인과 버전을 내놓기 때문이다. 125주년을 맞은 코카-콜라사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기념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125주년 기념 코카-콜라'는 중요한 프로모션중의 하나다. 세계 각 나라별로 다양한 125주년 기념 한정판을 내놨는데 그 중 눈에 띄는 몇 개의 버전을 소개한다. 우선 영국은 일러스트레이터 James Jarvis와의 협업으로 한정 발매된 6종 캔 세트한정판을 내놨다. James Jarvis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장난감 디자이너이다. 패션 디자이너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자신의 회사 Amos Toys에서 독특한 캐릭터들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콜라 캔의 빨간 배경과 우스꽝 스러운 장난감 캐릭터의 디자인이 잘 어울려 콜라 캔이라기보다는 마치 장난감 같은 생동감을 준다.

코카콜라 125주년 기념 프랑스 까르프 매장 한정판

과거 코카-콜라가 캘린더와 같은 판촉 물에 많이 사용했던 캘린더걸 이미지가 그려져 있어서 마치 하나의 여배우 화보처럼 아름다운 '코카콜라 125주년 기념 프랑스 까르프 매장 한정판'은 예술의 나라 프랑스 다운 버전이다.

코카-콜라 125주년 기념 대만 패키지 세트

'코카-콜라 125주년 기념 대만 패키지 세트'는 각기 다른 세 개의 컨투어병과 이를 담고 있는 박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삼각기둥모양의 박스에 포장되어 있고 특이한 것은 각기 다른 디자인 회사와 디자이너에게 작업을 의뢰하여 진행했는지 각 병마다 디자인한 회사나 디자이너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화려하고 밝은 색의 디자인, 비보잉을 하는 소년의 모습을 마치 비디오 슬로모션의 연속촬영의 느낌의 디자인, 고대 동굴의 예술작품을 형상화한 것 같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세 가지 종류로 출시되었다.

[코카-콜라 라이프(Coca-Cola Life)]

녹색 라벨이 새겨진 낯선 이 콜라는 단순히 라벨 색상만 교체하여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한 제품은 아닌 코카-콜라 제품 최초로 설탕과 스테비아의 천연감미료를 사용하여 기존 제품대비 칼로리를 약 60% 감소시킨 제품이라고 한다. 코카-콜라 라이프(Coca-Cola Life)의 출시는 살을 찌우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알려진 탄산음료 시장에서 저칼로리를 지향하는 전쟁이 시작된다는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많다.

[샹탈 토머스(Chantal Thomass)와의 콜라보 코카-콜라 라이트(Coca-Cola Light)]

샹탈 토마스는 한국에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란제리계의 대모라고 칭송받는 디자이너이다. 얇은 소재의 옷을 입어서 속살을 의도적으로 비치게 하는 란제리 룩이 샹탈 토마스의 콘셉트인데 란제리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속옷의 레이스와 리본을 콜라병의 디자인으로 삼았다. 속옷을 형상화한 디자인에 바탕색깔도 전형적인 속옷의 색상인 핑크색을 채택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콜라병이다. 리본문양의 끝 부분에 디자이너 샹탈 토마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뚜껑도 일반적인 트위스트 캡이 아닌 빨간 색상의 크라운 형태라 수집가의 소유욕을 더욱 자극한다.

[2007년 스페인에서 나온 홀리데이(크리스마스) 에디션 코-크]

이 에디션은 박스형태와 일반 출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김근영씨는 운이 좋게도 박스세트를 손에 넣었다. 박스 안에 콜라가 서너 병은 들어있을 것 같은 크기인데 정작 콜라병은 단 하나 들어있다. 그러나 박스 외부의 가운데 띠지를 빼고 좌우를 오픈하면 마치 광장에 세워진 것 같은 웅장한 크리스마스트리의 한중간에 붉은색 콜라가 나타난다. 보통의 크리스마스 버전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새겨져 있는데 이 스페인 버전에는 젊은 연인들이 등장한다.

그의 애장품

[김근영 코카-콜라]

김근영씨는 놀랍게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콜라를 소장중이다. 2013-2014 "코카-콜라 마음을 전해요" 패키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한국 코카-콜라에서 그에게 빨간 트럭 모양의 포장 안에 '김근영'이 새겨진 콜라 6병 세트를 선물했다. 이 세트는 트럭 모양의 박스는 하드보드재질로 만들었고 길이가 55cm, 높이는 16cm정도인데 트럭의 운전석 부분을 개봉하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콜라를 꺼낼 수 있는 재미난 구성이다.

[코카콜라 스노우 보드]

김근영씨가 가장 구하기 힘들었다고 소개하는 애장품은 코카콜라 스노우 보드다.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월 31일까지 3개월 동안 '북극곰과 100 가족의 따뜻한 겨울여행'라는 행사의 일환으로 생산된 제품이다. 한국코카콜라에서 오스트리아 살로몬(Salomon)사에 주문 생산한 상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행사 경품으로 200대가 주어졌으므로 더 사용된 것이 없다면 전 세계에 200대 밖에 없는 한정품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일부는 실제 사용 후 폐기 처분한 사람들도 많을 테니 실제로 남아 있는 물량은 100개가 채 안 될 가능성이 높은 희귀성을 자랑한다. 이 한정판을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경품응모를 했지만 결국 당첨 받지 못한 그는 결국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서 저렴한 가격에 구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가 아끼는 희귀 소장품으로는 러브 빙(Love Being) 버전을 꼽는다. 코카콜라가 2005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5개의 청량음료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선정하여 젊고 창의적인 소비자를 겨냥한 소장용 패키지인 'M5(magnificent 5)을 제작하였는데,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영국, 브라질, 미국, 남아프리카, 일본의 5개의 그래픽 디자인 회사가 참여했고 세계 최고급 회원제 클럽과 라운지에서만 공개되었다. 이 5개의 모델 중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영국의 Designer's Republic社버전이 러브 빙이다. Love Being이라는 그래픽과 나비와 하트 문양이 세련되게 디자인된 이 제품은 2005년 세계 알루미늄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캔으로 선정된바 있고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10만원에 가까운 금액에 거래되었다.

전시회

수집가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수집품의 보관 장소이다. 대부분의 수집가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개인박물관이나 카페 같은 자신만의 수집품을 전시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김근영씨도 현재는 자신의 방에 보관하고 있는 수집품들로 인해 쉽사리 수집품을 늘리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수집의 또 하나의 문제는 가족의 이해 문제이다. 다행히 가족이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고 수집활동에 동참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이것 역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김근영씨도 결혼 초창기에는 음주가무보다 건전한 취미활동이라고 많이 이해해 주던 집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수집품을 보며 이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자주 이야기 한다고 한다.

1000여점이 넘는 각양각색의 콜라 컬렉션을 소장한 김근영씨는 사실 콜라를 통해서 자신의 전문분야인 마케팅 공부를 겸하지만 더 큰 보람은 자신의 컬렉션에 대한 공감을 해주는 관객을 만나면서 느낀다. 세계 각국의 이벤트와 풍습 그리고 개성 있는 디자이너의 작품인 콜라는 하나의 거대한 미술작품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2010년 <기억의 풍경>라는 미술 전시회에 그의 콜라 컬렉션이 당당히 전시되었고 많은 관람객의 탄성과 공감을 얻었는데 수집이라는 일상의 행위도 엄연히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었다. 또 2013년에는 여가활동이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서브컬처 익스프레스 - 여가의 재발견>에도 그의 콜라 컬렉션은 전시된 바 있다.

콜라수집의 세계사

IMF를 거치면서 화폐나 양주, 우표, 전화카드 같은 기존의 주류 수집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그것들을 수집하던 사람들이 최근 코카콜라 수집 세계로 많이 넘어오고 있어서 그 곳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수집품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원형 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을수록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데 콜라는 식품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캔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삭아서 내용물이 새어나오는 문제가 있어서 외국에서는 내용물을 뺀 다음 소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시를 하는 경우 밑창은 보이지도 않다보니 전체를 도려내거나 대못으로 여러 개의 구멍을 뚫기도 한다. 비교적 밀봉이 뛰어난 병의 경우도 911 테러 이후 강화된 액체류 반입 반출 제한 정책으로 인하여 우편이 제한되는 나라도 늘고 있고, 우편료를 절약하기 위하여 뚜껑을 딴 후 내용물을 비우고 빈 병과 뚜겅만 배송하는 거래가 외국 수집가들과의 교환에서는 일반적이다.

구매자는 빈 병을 받으면 리캐퍼(집맥주 등을 만들 때 내용물 삽입 후 유리병에 뚜껑을 씌우는 기계)를 이용하여 콜라 액을 다시 주입한다. 특히 유리병 제품의 경우에는 콜라의 내용물을 넣어야 온전한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의 코카콜라 수집가들은 이 재병입를 극도로 꺼린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 수집가들과 교환하거나 구매할 때도 항상 개봉하지 않은 온전한 원상태의 병으로 구매하고 우체국에서 액체 반출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페덱스나 DHL로 거래를 한다.

캔의 경우 내용물을 비워야 할 상황이라면 캔 따는 손잡이 아래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는 조심스러운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국내 수집가들의 태도는 디테일을 중시하는 성향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수집을 단순히 소장이나 전시라는 개인적 만족 활동을 넘어 경제적인 투자로 생각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 아닌가 김근영씨는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즉 다시 팔 때를 생각해서 최대한 원형 상태를 유지해야 보다 쉽게 처분하고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재병입을 꺼린다는 설명이다.

이런 지나치게 디테일에 집착하고 수집을 투자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수집가들이 적지않다는 사실에 김근영씨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수집가들의 공통적인 염원인 개인박물관이나 전시 공간의 설립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김근영씨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 이 글은 필자의 책 <수집의 즐거움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수집 이야기>(두리반, 2015)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