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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3일 10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25일 14시 12분 KST

야구 금단현상에 시달리는 야구 팬을 위한 책들

L.A 다저스의 레전드 감독 토미 라소다는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라고 했다.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백 번 맞는 말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한 기쁨의 유효기간이 얼마나 될까? 길어 봐야 일주일에 불과하다. 한국프로야구는 거의 전 경기가 중계되다시피 하니 다른 종목에 비해서 '금단현상'이 가혹한 것은 당연하다. 수십 년 애연가에 못지않은 혹독한 야구 금단증상에 고통 받는 야구팬을 위해서 야구에 관련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L.A 다저스의 레전드 감독 토미 라소다는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라고 했다.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백 번 맞는 말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한 기쁨의 유효기간이 얼마나 될까? 길어 봐야 일주일에 불과하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우승팀의 팬이라 할지라도 당장 두 가지 걱정에 휩싸인다. 첫 번째 걱정은 내년 시즌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 걱정은 그 다음해 야구시즌이 시작되는 봄까지 야구를 보지 않고 어떻게 견딜까 하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거의 전 경기가 중계되다시피 하니 다른 종목에 비해서 '금단현상'이 가혹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야구경기 자체보다도 더 스펙터클한 스토브리그를 경험하는 팀도 있겠지만 별다른 움직임 없이 겨울을 보내는 팀의 팬도 있으니 스토브리그는 야구팬 모두를 위한 위안거리는 되지 못한다. 수십 년 애연가에 못지않은 혹독한 야구 금단증상에 고통 받는 야구팬을 위해서 야구에 관련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야구팬이라면 실제 야구경기를 관전하는 것처럼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가진 소설과 야구를 좀 더 깊이 있게 관전할 수 있게 해주는 쉬운 야구 이론 책을 읽어봄 직하다. 야구선수가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 혹독한 겨울과 봄을 보내듯이 야구팬들은 비시즌 동안 야구 이론을 좀 더 공부함으로써 평소에는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고급 야구'를 알아채고 그 묘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축구에 <아내가 결혼했다>가 있다면 야구에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있다. 전자에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깨알 같은 에피소드가 숨어 있다면 후자는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꼴찌팀으로 기억되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의 애환과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마침 삼미 슈퍼스타즈의 지역 연고지인 인천출신이자 삼미 슈퍼스타즈의 세대이기도 한 개그맨 지상렬의 입답으로 즐기는 야구이야기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이 소설은 유쾌한 필체가 압권이다. 표절시비가 있긴 하지만 재미로만 따진다면 야구 관련 소설로는 이 책은 단연코 '슈퍼스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야구의 추억><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 김은식

야구 원년 팬인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 관련 저자가 <야구의 추억><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의 김은식이다. 주류는 아니지만 이덕일이라는 소장 역사학자의 <사도세자의 고백>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역사책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고, 피도 눈물도 없는 역사서가 아닌 뼈와 피가 살아 숨 쉬는 인간적인 기술과 잘못된 이미지로 낙인 찍힌 인물의 재평가로 대중적인 호평을 받은 책인데 김은식의 <야구의 추억><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는 야구계의 이덕일이 쓴 책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어수선한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를 주름잡던 레전드의 평전이라고 해야 적합한 이 책은 각종 지표로 선수의 위대함을 찬양한다든지, 냉혹한 승부의 관점에서 선수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마치 레전드 선수의 조카의 시선으로 바라본 따뜻한 필체와 감성적인 시선으로 한 선수의 흥망성쇠를 적어나간 평전에 가까운 책이다.

'야구'를 '프로야구'로 만든 영원한 4할 타자 백인천, 패배자가 아닌 '비운의 스타' 이선희, 타점왕, 10승을 던지다! 팔방미인 김성한 등 이 책의 꼭지제목만 봐도 김은식의 감칠맛 나는 글 솜씨와 이 책의 흥미로움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야구의 추억>의 2편 격인 <돌아오지 않는 2루 주자>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 프로야구 팬이라면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한 책이다.

[touch] [H2] 아다치 미츠루

야구가 국기이고, 세계최대의 만화시장을 자랑하는 일본 최고의 스포츠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들이다. 아마도 걸작 야구 만화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만화애호가가 대뜸 생각해내는 책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떠올리는 팬들도 많다. [touch]와 [H2]는 국내 야구팬에게도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교야구와 4000여개의 일본 고교야구팀들의 선망의 대상인 '갑자원'야구대회가 주 소재다. 갑자원이 열리는 고시엔구장도 주 무대인대 여기에 청춘들의 로맨스도 적절히 곁들여진다. 실제 야구 선수의 폼을 만화에 반영할 정도로 리얼한 디테일과 유머스러한 감각으로 야구 만화의 명작의 반열에 오른 책들이다. 다만 번역자가 야구팬은 아닌지 '삼자 아웃' 따위의 국내 팬에게는 낯선 야구 용어가 조금 거슬리고, 일본만화라서 당연하겠지만 곳곳에 보이는 일본색도 거북스러울 수도 있다. 두 만화 모두 비현실적인 야구천재, 소꿉친구와의 사랑, 여학생의 속옷을 훔쳐보려는 사춘기 소년, 나이에 비해 훨씬 조숙한 소년들의 심성 등 따지고 보면 특별한 소재를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반전과 유머 그리고 리얼함이 넘치는 야구 경기의 묘사는 이 만화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더구나 여운을 남기면서 독자들에게 생각을 한 틈을 주게 하고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들은 아다치 미츠루만의 특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비의 기술> 채드 하바크

넥센팬으로서는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고 어쩌면 천추의 한이 되는 순간인데, 시계를 2014년 한국시리즈 5차전 9회 말로 되돌려보자. 넥센이 1대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고 있다가 8회말 무사 만루라는 대위기를 맞았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넥센은 기적적으로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 말에도 1아웃까지 잡아냈다. 승부는 거의 넥센으로 기울었고 7차전에서 압도적인 피칭을 자랑하던 벤 헤켄을 선발 등판시킨다면 우승은 넥센의 것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루로 굴러오는 평범한 땅볼을 리그 최고의 유격수 강정호는 뒤로 빠뜨렸고 이게 빌미가 되어 '기적적으로' 삼성은 승리를 차지했고 시리즈 전체를 가져갔다. 강정호의 에러 하나가 넥센을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고 만 것이다.

게임을 내주는 결정적인 에러를 범한 강정호는 거의 울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넥센이 정규시리즈에서 2위를 차지한 것도 따지고 보면 강정호의 활약이 큰 힘이 되었고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팀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팀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실수를 한국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범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수비의 기술>은 한국 최고의 유격수 강정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1Q84]를 제치고 아마존 '올해의 책' 1위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사뭇 진지하고 어찌 보면 야구라는 운동을 소재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성장소설로도 읽힌다. 소설 속에서 강정호처럼 유격수인 주인공 '헨리'가 송구 실수로 기숙사 룸메이트인 동료를 부상을 입게 만든다.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헨리는 이 실수로 침체일로를 겪는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다. 소설은 이 트라우마를 친구와의 우정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찌 보면 야구소설이 아니고 야구를 소재로 한 젊은이들의 야망과 절망 그리고 성장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야구 교과서> 잭 햄플, 댄 포모사, 폴 햄버거

야구만큼 룰이 복잡한 운동이 또 있을까? 수십년간을 팬 노릇을 해도 가끔 룰이 헛갈리는 게 야구라는 운동이다. 아니다. 야구를 직업으로 삼는 프로야구 선수나 심지어 심판도 헛갈리는 게 야구 규칙이다. 급기야 특정 구장 자체의 규칙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으니 야구 규칙의 세계는 깊고도 복잡하다. 제목 그대로 야구에 관한 '교과서'인 이 책은 어떻게 점수가 나고 어떻게 아웃이 되는지에서 출발해서 골수 야구팬도 헛갈리는 온갖 야구에 관한 지식의 컬렉션이다.

'커트', '투심 패스트볼'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드', '포크볼' '너클볼' 등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구질에 대한 설명과 던지는 방법을 이해하기 쉬운 삽화와 함께 자상히 설명한다. 타자 쪽으로 가면 다양한 타격의 기술 및 진루를 했을 때의 다채로운 작전과 기술 등도 알려준다. 대학시절 야구선수였던 데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꾸준히 야구장을 찾은 저자의 노력은 이 책을 야구팬뿐만 아니라 장차 대 선수를 꿈꾸는 현직 야구선수들에게도 좋은 참고자료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흥미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고, 야구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좀 더 적합하다.

<허구연이 알려주는 여성을 위한 친절한 야구 교과서> 허구연

최근엔 상황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야구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다. 여자들이 야구에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이유는 '긴 경기시간' 때문에 어찌 보면 '지루한' 경기로 비치기 때문이다. 규칙은 또 얼마나 복잡한가? 그래서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없이 딸과 아내와 사는 가장은 거실에서 편안히 3시간 동안 야구를 보며 티비를 독점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야구계의 <저는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데요>라고 보면 된다. 허구연은 편파 해설이라는 달갑지 않은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한국야구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거의 전경기를 챙겨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끊임없이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그만큼 노력을 한 사람은 국내에서 매우 드물다.

이런 면모를 자랑하는 허구연이 이 책을 쓴 이유도 짐작할 만하다. 야구인구의 확대를 위해서 여성 팬을 야구 판에 끌어들이고 싶었던 게다. 스포츠에 다소 관심이 덜한 여성을 겨낭한 이 책은 부제가 '제일 쉬운 야구 가이드'다.

쉬운 야구 가이드라는 목표에 맞게, 우선 국내 프로 야구 팀에 대한 소개에서 출발해서 야구의 ABC라고 볼 수 있는 '스트라이크', '볼', '아웃', '세이프', '이닝' 등의 개념을 자세하고 쉽게 알려준다. 말하자면 야구라는 운동을 구경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을 습득시키는 게 이 책의 목표이자 장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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