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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05일 07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05일 14시 12분 KST

책은 어디에서 사야할까?

오프라인서점에서 이리저리 책 구경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 '보물'과도 같은 책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기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공부를 하거나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되는 좋은 책도 물론 독서가의 기쁨이지만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연합뉴스

서점은 죽었다?

아주 쾌쾌 묵은 말이지만 마음의 양식을 쌓는 행위가 독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오늘날 순수하게 서점이라고 할 만한 장소는 없다. 인터넷 서점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서점 다시 말해서 오프라인 서점이라고 하는 곳도 오로지 독서를 위한 책 많은 파는 곳은 드물다. 인터넷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라. 문구, 팬시용품, 선물용품, 심지어 음식점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서점이라기보다는 그냥 라이프 스타일 스토어쯤으로 불러도 크게 거짓은 아니다. 그렇다고 동네서점이라고 다른가? 동네서점은 오히려 더 심각하다. 동네서점의 서고의 70~80%는 학습참고서가 자리 잡는다. 조금 과장하면 독서용 단행본은 그냥 구색용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독서의 정의를 폭넓게 잡는다고 하더라도 수능문제집을 독서의 대상으로 여기지는 못한다. 내가 보기에 소수의 헌책방이 그나마 우리가 생각하는 독서와 서점의 정의에 가까운 가게의 형태다. 그냥 오로지 책만 파는 가게는 다시 부활할까?

대형서점 vs 동네서점

대형서점과 동네서점의 비교가 무의미해지는 요즘이다. 동네서점이 거의 문을 닫고 있고 대형서점만이 그나마 인터넷 서점의 대항마로 살아남았다. 대형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서점의 경영자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주인 눈치를 안보고 마음껏 책을 구경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그 호사가 과해서 통로에 죽치고 앉아서 다른 사람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 행동은 눈살을 찡그리게 한다. 많은 장서가 비치되어 있어서 도서관 못지않게 다양한 책을 마음껏 고른다. 또 카페나 다른 문화시설도 갖추어진 경우가 많아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전공서적같이 동네서점에서 구매하기가 힘든 책도 거의 다 비치되어 있으니 시간이 생명이고 오로지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독자에게는 헛걸음 할 일이 비교적 적어서 여러모로 편리하다.

그러나 크지도 않고, 어떤 의미에서 편리하지도 않고, 가격이 싸지도 않은 동네 서점도 대형서점에게는 없는 장점이 분명 있다. 동네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한 접근성에 있다. 다시 말해서 아무 때라도 편하게 자식들의 손을 잡고 편한 차림으로 들릴 수 있는 곳이 동네 서점이다. 물론 대형서점이 갖춘 장서의 수를 동네서점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장서가 너무 많아도 대체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암담한 경우가 더러 있다.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리고 계산대에서도 줄을 서야 하는 대형서점보다는 자식들과 오손도손 책을 고르기에는 동네서점이 더 적합하다.

자신이 원하는 책이 동네서점에 없다면 주인에게 주문을 부탁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주문한 책이 입고되면 서점에 다시 가야하니 또 한 번 책을 만나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잠재적인 독서의 기회의 측면에서도 동네서점의 유익함은 크다. 그리고 동네서점은 서점주인과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쉽게 맺어져서 독서생활이 더욱 풍족해진다. 서점 주인이 타주는 커피 한잔과 함께 좋은 책을 추천받기도 하고 책과 관련된 구수한 담소도 나눌 수 있는 곳이 동네서점이다.

온라인 서점 vs 오프라인 서점

온라인 서점의 최대 장점은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을 든다. 더구나 요즘처럼 복잡하고 시간에 쫓겨 사는 사람이 대부분인 시대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서점에 들를 필요가 없이 책상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책이 배달되는 온라인 서점의 장점이 빛을 더욱 발한다. 오프라인 서점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독서 연령대가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큰 무기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이 무작정 좋은 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일단 책의 실물을 보지 못할 뿐 만 아니라 책의 내용을 대충이라도 살펴보기도 힘드니 막상 배송이 되어 왔는데 독자들의 기대나 취향에 맞지 않거나 가끔 상상하지 못했던 크기의 책이 오는 황당한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사진만으로는 그 크기를 얼핏 짐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알려고 하면 정확한 크기를 알겠지만 책을 주문하면서 책의 크기까지 체크하는 꼼꼼한 독자는 그리 많지 않다. 온라인 서점은 주로 택배를 통해서 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택배의 특성상 책의 상태가 맘에 들지 않거나 파손이 된 경우는 역시 택배를 이용해서 다시 반송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생긴다. 그래서 필자도 큰 파손이 아니라면 그냥 사용을 하는 편이다.

내가 인터넷 서점을 사용하면서 감동했던 경험은 강운구 선생의 자필서명본 <우연 또는 필연>을 구매할 때였다. 배송되어 온 책이 흠집이 약간 있었는데 사진집의 특성상 상태가 매우 중요하고 또 자필 서명본이어서 가격도 상당히 비싼 책이었기 때문에 반품을 신청했다. 그런데 이틀 후 담당직원이 연락 왔다. 반품이 되어 온 <우연 또는 필연>의 상태를 확인했고 새로 입고되는 같은 책의 상태를 주의 깊게 '주시'를 한 결과 재입고 된 책도 상태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최상의 상태를 가진 <우연 또는 필연>을 보내주겠다는 거였다. 일개 독자를 위해서 입고되는 책의 상태를 '주시'하는 수고와 반품된 책의 상태와 새로 입고되는 책의 상태를 고려하여 제일 좋은 상태의 책을 보내주겠다는 사려 깊은 친절을 온라인 서점에서 경험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고마웠다.

오프라인 서점은 직접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고 책을 고르니 책의 상태에 대해서는 안전하다. 또 서점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최근 독서계의 트렌드를 쉽게 간파하게 된다. 온라인서점의 홈페이지보다는 훨씬 더 많은 책을 구경하고 살펴보게 되니 발품을 들인 만큼 얻게 되는 정보의 양은 오프라인 서점이 훨씬 우세하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서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책을 구경하면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종류의 책을 마음껏 구경하고, 실제로 만져보며 대충이라도 책의 내용을 스캔한다는 좋은 점은 더 비싼 가격을 충분히 상충하고도 남는다. 새 책 냄새를 맡고, 종이를 직접 넘겨보는 재미를 무시하지는 못한다. 자신이 사려는 책이 아니더라도 많은 책을 뒤적거리고 그 책에 대한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특권도 오프라인 서점이 더 많다. 또 혼잡한 도심에서 서점만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게 되는 장소도 드물다.

오프라인 서점은 이처럼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오프라인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의 경우는 '우연한 발견'을 하는 행운을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만나기 힘들다. 아무래도 책 내용을 스캔하기 어렵고 또 한 시야에 많은 책이 들어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프라인서점에서 이리저리 책 구경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 '보물'과도 같은 책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기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공부를 하거나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되는 좋은 책도 물론 독서가의 기쁨이지만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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