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4년 09월 26일 11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26일 14시 12분 KST

함께 책을 읽으면 좋은 점 5가지

아내가 가끔 내 서재에 들어와 읽을 책을 골라가기라도 하면 갑자기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아내와 내가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함께 아름다운 여행지를 여행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중학생이 된 내 딸아이가 어제 나의 서재를 방문해서 이 책 저 책을 구경했는데 몇 가지 구미가 당긴 책을 발견한 모양이다. 중간고사가 마치면 꼭 읽고 싶단다. 아니 읽겠다고 한다. 딸아이와 좋은 책을 공유하고 그 경험을 나누게 될 텐데 나는 비로소 내가 평생 모아온 책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뿌듯함을 처음 느꼈다.

Getty Images/Flickr RF

지난 주말에 교대를 지원할 예정인 학생 한 명을 데리고 서울엘 다녀왔다. 서울교대에서 주최하는 교대 진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진로캠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서울교대에 진학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교대를 지원하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입학사정관으로부터 교대에 입학하기 위해서 준비해나가야 할 것들에 관한 조언을 들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다른 학교의 친구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느냐고 물었다. 내가 데리고 간 학생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어서 그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준비를 하는지 교사인 나도 궁금했다. 더구나 교사이기도 하지만 교사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의 아빠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놈은 적잖이 문화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교대를 지원할 서울 친구들은 모두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가면 부모님들이 모두 책을 읽고 있다'고 했다. 교대를 지원할 정도면 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이니 그럴 만도 하긴 하다. 더구나 나의 길동무인 이 녀석은 휴대폰을 내기 싫어서 복도에 있는 신발장에 감추는 꼼수를 발휘하다가 3개월 만에 담임교사인 나에게 적발된 경험을 소유한 녀석이라서 그 충격은 컸던 모양이다.

정작 자신은 티비에 빠져 살면서 아이들에게 수십권짜리 전집을 던져주면서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고 훈계를 하는 부모만큼 강력한 독서의 장애물은 드물다. 부모가 먼저 책을 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굳이 책을 읽어라고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사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하겠지만 같은 책을 읽고 그 경험을 공유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자식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독서공동체를 표방하는 숭례문학당이 펴낸 <이젠, 함께 읽기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책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혼자서 읽는 책 읽기보다는 함께 읽는 책 읽기가 얼마나 개인과 조직을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지를 말한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방을 서재로 사용하는 나는 넘쳐나는 책들이 어쩌면 탐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 내 욕심만 차리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도 자주 든다.

그러나 아내가 가끔 내 서재에 들어와 읽을 책을 골라가기라도 하면 갑자기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아내와 내가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함께 아름다운 여행지를 여행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중학생이 된 내 딸아이가 어제 나의 서재를 방문해서 이 책 저 책을 구경했는데 몇 가지 구미가 당긴 책을 발견한 모양이다. 중간고사가 마치면 꼭 읽고 싶단다. 아니 읽겠다고 한다. 딸아이와 좋은 책을 공유하고 그 경험을 나누게 될 텐데 나는 비로소 내가 평생 모아온 책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뿌듯함을 처음 느꼈다.

함께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이토록 소중한 경험이다. <이젠, 함께 읽기다>가 말하는 '함께 읽기'의 달콤한 열매를 소개한다.

첫 번째, 책을 읽어도 남는 것이 없다고 자책하는 사람이야 말로 함께 읽기를 해야 한다.

독서의 가장 큰 적은 책을 읽어도 금방 돈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아닐까? 독서가 금방 연봉을 높여주지는 않지만 독서는 확실히 사회적인 성공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함께 읽기를 함으로써 한 가지 책으로 다양한 경험을 얻게 되고 그 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여서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40명의 사람이 모여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함께 읽는다면 40여명의 라스콜리니코프를 만나게 된다. 함께 읽음으로써 뭔가 남는 게 있는 독서를 비로소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 확률이 높다.

둘째, 함께 읽기는 나이를 잊게 한다.

70대의 할아버지가 10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면 60년이라는 긴 시간의 간격은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사실 60년의 나이차는 티비프로그램도 공유하기 어려운 긴 세월이다. 그러나 독서는 세대차를 극복하는 가장 용이한 매체다.

셋째, 함께 읽기는 당신의 책읽기의 지평을 넓혀준다.

혼자 책을 읽다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취향이 생기고 좋아하는 작가도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더구나 소위 말해서 장르소설이나 만화를 아예 금기시하다시피 싫어했는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교류하면서 장르소설의 매력과 만화라는 장르의 재발견을 한 성과를 거뒀다. 농촌만화의 대표주자인 <은수저> 스포츠 만화의 걸작 'H2'만 해도 함께 읽기가 거둔 큰 성과였다.

넷째, '읽기'를 넘어서 '쓰기'로 진화하게 된다.

독서 모임은 자연스럽게 서평쓰기로 이어진다. 독서 공동체 숭례문학당의 주요한 활동과제로 서평쓰기를 꼽는다. 책을 읽는 것도 만만찮은데 거기에 서평을 함께 쓰자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기겁을 한다. 그러나 글쓰기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먹고 자란다. 다른 사람의 서평을 듣고 공감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조심스럽게 발표자가 느끼지 못한 다른 면을 이야기하는 일은 서평을 발표한 사람에겐 큰 응원이 된다. 점차 글쓰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되어 간다.

다섯째, 함께 책 읽기는 여행을 선물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한참 인기가 좋을 때 남도에는 이 책을 들고 여행 중인 독서가가 많았다. 물론 혼자서도 <태백산맥>을 읽고 보성과 벌교를 여행할 수 도 있고 <토지>를 읽고 최 참판 댁이 있는 하동을 여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여행은 약간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독서모임 차원의 책과 함께 하는 여행은 좀 더 정례화 되어서 꾸준하게 즐길 수 있고, 각 분야별로 해박한 지식을 가진 회원도 있을 수 있으니 더욱 알찬 독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