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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8일 09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28일 14시 12분 KST

공유정부(共有政府)로 가자

한겨레

왜 국민이 정부를 믿지 않을까. 도를 넘어 싫기까지 할까. 정부가 국민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럿 있다. 문을 꼭 닫고 자기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3.0 같은 것은 허상이다.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귀찮게 못살게 굴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좀 나누어 달라, 규제를 풀어달라는 등 그런 요구의 차원에 머무를 때가 아니다. 재벌개혁이나 동반성장 등을 외치기보다 차원 높은 논의를 해야 할 때가. 정부는 공직자네 것만이 아니라 우리 것도 된다는 생각으로 나라 일을 같이 하자는 때가 되었다. 그렇지 않고는 무능한 정부의 뒤치다꺼리나 국민이 맡게 된다. '공유정부'의 정신과 이상아 바로 민관의 양분화를 타파하자는 것이다.

공유경제처럼 정부가 시장이 잘하는 것을 내버려두거나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벌써 한 세대나 세월이 흘렀다. 이유는 현재의 법과 제도 등이 허구에 불과한데도(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 아담 스미스 이후 자본주의 기득권 세력의 확대재생산 결과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권력, 부, 기회 등 가진 자 중심의 이익극대화만 지속하는 사회로 팽창해 왔다.

그러나 18세기 칸트 때부터 이미 탈위상, 탈중심 요청이 팽배했다. 하버드 로스쿨 요하이 벤클러(Yohai Benckler) 교수는 여기에 더해 비전유, 비시장 등을 강조한다. 사회에는 1차집단(가족)과 2차 집단(정부나 시장)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에 1.5집단이 있어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등 신뢰에 바탕해 동료들이 생산해 내는 것을 정부나 시장을 거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곳이 민과 관, 두 원간의 합집합 영역이다(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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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에서 뇌본사회(腦本社會)로 진입하면서 디지털 시스템시대, 제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시대가 되니까 이젠 과거의 운영양식으로는 사람이나 기계는 물론 사회나 정부를 운영하기 어렵게 되었다. 심지어 앞으로는 비유기물로 인간의 생명과 사회를 재창조하는 시대로 전이된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진다. 정부행정이 변신의 기로에 서게 되는 이유이다.

이제 정부는 힘에 부치는 것은 시장에 하나 하나 내놓으면 된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능력이 있는 집단에게 말이다. 문화융성센터는 금호나 이건창호 같은 재단에, 정부 R&D는 학자들에게, 학교는 명망 있는 기업에, 공직 훈련은 대학 등에 맡기는 것이 공유정부의 출발이다. 정부 스스로 변해야 하는 행정혁명의 시작은 고위공직자 신분보장 폐지부터다. 국립, 국영, 국정, 국책, 국가대표 등과 같은 인식을 지워갈 때가 되었다. 공유정부만이 나라 살린다. 이를 위해 민간차원에서는 '공유정부 민주선도'(공민선, The Democratic Initiatives for Sharing Government, DISG) 같은 단체부터 결성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