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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6일 11시 0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7일 14시 12분 KST

개헌보다 선거제도 개선이 먼저다

Comstock Images via Getty Images

글 | 신옥주(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이원집정부제, 의원대각제, 중임제 대통령제 등의 통치구조를 둘러싼 개헌논의가 다시 뜨겁다. 그러나 통치구조의 변경보다는 현행의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선결과제로서 더욱 중요한 일이다. 선거의 민주적 기능으로는 권력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권력에 대한 통제기능을 갖는 것이다. 또한 국민을 통합하고 일체감을 조성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자극하고, 국민을 국가권력형태로 전환하는 기능을 한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선거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보통·평등선거원칙은 국민의 자기지배를 의미하는 국민주권의 원리에 입각한 민주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요건이다. 현행의 선거제도를 존치한 채 정부형태를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변경하는 것은 국민과 유리된 채 특정 정치세력의 강화만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의 선거제도는 직선제와 비례대표제의 병렬적 혼합형이지만 사실상은 상대적 다수대표제라고 할 수 있다.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소선거구제에서 상대적 다수대표제에 의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253명 직선되고, 전국구 비례대표 국회의원 47석은 정당투표의 결과에 따라 각 정당에 배분되었다. 각 정당의 득표수는 47석의 배분을 위해서만평가 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전체 국회의원의 약 17%에 불과하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현행 선거제도는 상대적 다수대표제에 속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관련 제규정의 위헌성1)과는 별도로 상대적 다수대표제도 자체가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주권에 기반을 둔 민주정치와 선거제도가 본질적으로 밀접불가분의 관계가 있고 선거를 통해 나타나는 국민주권의 행사결과가 왜곡 없이 의회에서 대표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현행방식의 상대적 다수대표제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 즉, 투표를 통해 표출한 국민의 의사가 국회의 의석배분에 공평하게 고려되지 않음에 따라 약 천만명 정도의 주권자들이 행사한 표가 사표가 되기 때문에 비례성과 대표성을 조화시키는 선거제도를 통해 국민의 대표가 선출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의회의 민주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선거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독일의 선거제도를 참조할 수 있다. 독일은 비례대표제에 기반을 두고 직선제를 가미하고 있는데, 양자가 상호 연동되도록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연방의회의석은 제2표라고 불리는 정당의 주명부(Landesliste)투표 결과에 따라 각 정당에 비례적으로 이루어진다. 각 당은 배분된 의석을 먼저 제1표를 통해 직선으로 당선 된 총 299개의 지역구(Wahlkreis) 의석부터 채워가고 남는 의석을 정당명부에 따른 비례대표후보로 채우는 방식이다. 다수결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직선제의원과 비례제표제의원의 수를 약 1:1의 비율로 맞추고 있다. 정당의 득표율에 따른 연방의회 의석의 배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선거에서 정당의 정책이 중요하며,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가능하면 비례해서 의회에서 빠짐없이 대표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다.

또한 정당원들이 지역구후보자와 주명부상의 후보자와 순위를 선거를 통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당민주주의의 원칙이 실현되고 있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방의회의 후보자들을 모집하는 것은 연방정당법에서 정하는 정당의 특성이며 업무로서 정당은 연방선거 약 1년 전부터 모든 차원에서 유력한 후보자들을 모집한다. 정당의 연방의회 후보자선정에 관해서는 연방선거법에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연방선거법에 따라 정당의 후보자선정을 위한 선거에는 선거의 일반원칙이 적용되는데, 이를 위해 모든 정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총선거(Urwahl)를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 정당은 모집한 후보자(Partei-Wahlvorschlag)들을 당원에게 후보군으로 제안한다. 직선으로 선출되는 지역구후보자의 경우 지역의 특색이 고려되며 지역구의 정당원전체 혹은 정당원의 대의원총회에서 비밀투표를 통해 후보자가 결정된다. 제1표와 제2표의 합치율이 약 75%이므로 직선후보가 누구인지가 정당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당은 가능하면 당선이 확실한 후보자를 예비후보자로 등록시키지만 정당원 대중의 지지 없이는 후보로 관철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비례대표를 위한 정당의 지역명부(Landesliste)상의 후보와 순위는 연방의회 내에서 정당의 전체의석 수를 결정하므로 매우 중요하며, 지역의 정당원이나 대의원총회에서 비밀투표를 통해 지역명부의 후보자들과 명부순위가 결정된다.

사실상 상대적 다수대표제의 단점 극복하기 위하여 현행의 비례대표제를 개선하여 실질화할 필요가 있다. 비례대표제는 정당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에 비례하여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로서 표 가치의 평등을 실현하여 사표를 방지함으로써 입법기관의 구성에서의 주권자 의사가 반영되게 하려는 것이다. 비례대표제는 거대정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다양해진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며 사표를 양산하는 다수대표제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으로 고안ㆍ시행된 것으로서 비례대표제가 적절히 운용될 경우 사회세력에 상응한 대표를 형성하고, 정당정치를 활성화하며, 정당 간의 경쟁을 촉진하여 정치적 독점을 배제하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독일식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정당민주주의의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정당에서 예비후보자들을 제안하지만 종국적으로 정당원들이 직선후보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비례대표를 위한 정당명부의 작성과 순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글 | 신옥주

현재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교수로 재직중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와 동 대학원 졸, 독일 마부륵의 필립스대학 법학박사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공법학회 연구이사, 법제처 법령해석심사위원, 헌법재판소 발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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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행선거제도 관련 규정들 중 지역구에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한다는 규정은 어떠한 합리적인 사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연령에 의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5%저지조항은 소수정당이 국회로 진입하는데 이중적 장벽을 치고 있으며, 합리적 사유가 없으므로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저지조항은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국가들에서 두는 것으로서 의회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대적 다수대표제를 시행하고 있어 소수정당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데 저지조항까지 둠으로써 소수정당을 현저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