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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9일 09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12월 20일 14시 12분 KST

위기의 한국농업, 문제는 리더십이다

연합뉴스

글 | 유명종 (정치+경제 연구소 소장)

추운 겨울,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모든 이슈가 블랙홀과 같이 묻히고 있다. 하지만 간과하면 안될 것이 하나있다. 역대급 조류인플루엔자가 우리 농가를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천만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매몰조치 되었고 정부에서는 이동금지 조치까지 내려지고 2010년이후 가장 강력한 '심각' 단계 발령이 났다. 이 여파로 인해 계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계란'은 식자재의 기본이 되는 재료로서 빵, 과자, 각종 요리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라면에도 '계란'이 빠지면 뭔가 서운하다.

이번 AI는 철새가 매개가 되어 옮긴다고 한다. 급속한 도시화와 볏단까지 싹쓸이 하여 사료로 판매하는 농업으로 인해 철새들이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져 이곳저곳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마침 철원군에서 볏짚을 사료로 팔지 않고 남겨두면서 두루미 등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머무는 일수도 늘어나 AI 확산이 안되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다는 뉴스는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이다.

한국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은 곧 국가 균형발전, 지방자치 활성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1차 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은 제조업(2차)과 식품, 서비스, 관광업(3차)으로 연결되는 '6차 산업'으로서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농업과 농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생각보다 배타적인 농촌의 상황과 녹록지 않은 농업을 통한 소득 창출로 인해 실패사례도 적지 않아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인 '농협'은 농업은행과 협동조합이 결합되면서 사실상 '금융'부문이 비대해1지고 '경제'부분은 늘 적자 부문으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농협의 존재 가치가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민들의 처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인데 '수익성' 운운하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농협중앙회가 사실상 협동조합의 정신과는 동떨어지게 운영되면서 지역의 소수 유력자들의 잔치가 되어 버린 것도 문제이다. 그들의 리그에 들어가면 좋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고령층들에겐 별무소용인 것이다.

2016년 11월 기준 15세 이상 농가인구가 2,419,711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5%도 안되는 비율이다. 그중 50대 이상이 75% 이상이다. 이렇게 농업인구가 낮게 형성되어 있고 젊은이가 거의 없는 농촌의 미래는 매우 암울하다. 부가가치가 낮고 영세한 농업에 도전하려는 젊은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기업농업이 자리 잡기에도 한국적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필자도 현재 농업과 농촌의 대안이 '기업농'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강소 자영농이 많아지고 제대로 된 협동조합이 구성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온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문제는 농업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지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도 선거구가 통폐합되면서 농촌을 대변할 의원 수가 줄어들었고 그들의 관심도 선거뿐인 듯하다. 정부에서도 예산이나 부처의 파워 등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변방으로 밀려 난지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누가 농업과 농촌을 위해 발 벗고 뛰겠는가? 결국 스스로 일어나는 방법에서 실마리가 풀려야 하는데 그나마 쉽지 않은 형국이다.

사실 농업계에는 매우 중요한 민간단체로 농협중앙회 말고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약칭 한농연)라는 단체가 있다. 농협 중앙회장 선거도 별로 관심이 없는데 한농연 선거도 그러하리라. 하지만 이런 농민단체의 지도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대정부 사업이 달라지고 농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 땅의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풀 주체는 농업인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 주 금요일(23일)에 한농연 18대 중앙회장 선거가 있다고 한다. 경제가 도탄에 빠져가고 있고 AI로 인해 농가에 날벼락이 떨어진 이 겨울, '한농연'에 농민 출신 '리더십'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가진 강력한 지도자가 나와서 우리 농업과 농촌을 새롭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유명종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생활정치, 지속가능한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경제 연구소 협동조합을 동지들과 만들었다. 벤처기업 경영에 동참하고 작은 1인 창조기업도 운영하며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민심과 민의를 마음에 새기며 '현장에서 대한민국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