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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4일 05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12월 15일 14시 12분 KST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연합뉴스

글 | 유명종 (정치+경제 연구소 소장)

극적으로 탄핵이 가결되었다. 비박계가 전폭적으로 참여한 여파였다. 비박의 결단은 우리나라 보수가 완전히 썩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의 보수를 표방하는 새누리당은 진정한 '보수정당'이 아니었다. 보수는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을 지키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그들은 무가치하고 폐기 되어야 할 세력과 연대하여 국민과 국가에 누를 끼쳤다.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대통령과 끝까지 '순장'되기를 원하는 친박계 의원들은 그들이 보여준 모습 그대로 순장시켜야 할 것이다.

문제는 온 국민이 만들어 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야당이다. 야당은 늘 그랬듯 분열과 다툼으로 인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뒷북과 무능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총선 민심이 보여준 것은 야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였다. 호남 민심은 민주당의 오만함과 무능함에 등을 돌렸고, 수도권은 새누리당의 오만과 무능에 등을 돌린 것이다.

그렇게 어부지리로 수권정당이 된 민주당은 마치 자기 능력으로 된 것 마냥 국정 주도권을 행사하려 했다. 하지만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총리 지명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도 시기를 놓쳐서 황교안 체제라는 차악의 체제가 형성되게 만들었다. 산적한 경제 현안도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경제 부총리도 선정하지 못했다. 그들이 그렇게 욕했던 김병준 총리 지명자 카드만 제대로 썼어도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김병준을 비토했으면 대안적인 인물을 바로 내세웠어야 했다. 그런데 광장 민심에 슬쩍 끼어들더니 본연의 책무는 뒤로하고 인기 영합적 행보에 몰두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다 날려 버렸다.

탄핵도 결국 비박의 도움 없이는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마지막 우상호 원내대표의 발언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탄핵 부결시 의원직 총사퇴! 반대파들을 잠시 갈등하게 할 만큼 파급효과가 큰 카드를 그냥 던진 것이다. 다행히 여권의 분열과 갈등이 심해서 그 카드는 사장되었지만 좀 더 교활한 지도자가 여권에 있었다면 민주당은 '빅엿'을 먹었을 것이다.

탄핵이 가결되자마자 야당은 고유의 분열상을 보이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국정은 황교안 체제로 고착되고 경제부총리도 유임되었다. 국가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 국민이 준 기회를 잡고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이지 기존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더욱 가중되는 것은 나뿐일까?

여당도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정국은 조선시대의 4색당파의 재현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

당연히 대선도 4분5열되어 다자 대결 구도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다. 친문은 마치 친박과도 같이 반성도 하지 않고 작은 기득권을 움켜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과는 무관한 정치행보를 패권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열에 능한 민주당이 다시 친문과 비문으로 분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렇게 되면 대선 일정 자체가 엄청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 아마도 국민들을 대략 감을 잡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촛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고...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국가와 국민들이 입는 피해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가져온다. 이 난세를 평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도록 민의를 모을 수 있는 지도자가 너무도 절실한 때이다.

난세를 새롭게 할 지도자를 국민의 간절한 기원을 담아 국민의 힘으로 일으켜 세우길 기도해 본다.

글 | 유명종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생활정치, 지속가능한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경제 연구소 협동조합을 동지들과 만들었다. 벤처기업 경영에 동참하고 작은 1인 창조기업도 운영하며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민심과 민의를 마음에 새기며 '현장에서 대한민국을 연구'하고 있다.